김경희 (연세대교수 발달심리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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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아기의 2개월때는 걷기 발달의 과도기다. 곧 걷기 발달의 기초가 되는 다리의 반사적 지지반응과 자동적으로 걷는 운동은 차차 사라져서 더 이상 나타나지 않게 된다.
1개월까지 손을 꼭 쥔채 있던 것이 2개월이 되면 손을 펴게 되고 펴는 시간도 점차 길어진다.
지각면에 있어서도 소리와 소음에 대한 반응이 분화되어 간다.
예를 들어 아기의 가까운 곳에서 딸랑이 소리를 내면 아기는 눈만을 깜빡거리거나 놀라지 않고 일순간 눈으로나 또는 움직임으로 딸랑이 소리에 반응한다.
이러한 아기의 행동은 일종의 경청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헬브뤄게」박사는 해석한다.
2개월에 가장 괄목할만한 행동은 사회적 행동인 최초의 미소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즉 어머니가 아기에게 몸을 굽히고 사랑스럽게 말을 하면 아기는 이것을 주의깊게 관찰하다가 어느날 갑자기 어머니를 알아본다. 그리고 아기의 입가와 표정은 조심스럽게 움직여져서 미소가 된다.
사랑에 대한 이러한 최초의 응답은 어머니와 아기에게 모두 새롭고도 커다란 내적인 애정욕구를 배가시켜 준다. 물론 이때에 어머니의 얼굴모습과 미소뿐 아니라 어머니냄새가 큰 영향을 준다.
그런데 신생아때 볼수 있는 「천사의 미소」라고 불리는 현상은 반사적인 것이다. 왜냐하면 신생아에게는 어머니의 공급과 무관한 사회적 요소가 결여되었기 때문이다.
2개월된 아기는「아」나 「에」와 비슷한 모음을 소리낸다. 이러한 모음들은 가끔 「흐」와 결합되어 나타나기도 하는데 엎드려서 잠들기전이나 잠이 깬 후에 내는 것이 보통이다.
3개월 말쯤되면 아기는「ㄹ」음을 낼 수 있는데 이는 헐떡이거나 목을 고롱고롱 울리는 것같이 들린다. 주의 깊은 어머니는 아기가 소리를 낼때 분명하지는 않지만 최초로 자음 또는 자음이 결합된 것을 발견해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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