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라면」, 값인상 아닌가 이름만 바꿔…한 봉지 2백원짜리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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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이주완 <서울 남대문구 대조동 25의 1>
라면은 이제 영세민들의 기본식량이 되었고, 기호식으로나 비상식량으로서 일종의 국민식량이 되어 있다. 그래서 행정당국이 가격을 관리, 업자가 멋대로 올려 받지 못하게 하고 있는 줄 안다.
근래에 그럴듯한 핑계를 붙여서 라면 값을 두곱 세곱을 올려 받고 있음을 볼 때 기업의 몰염치와 당국의 무성의를 꾸짖지 않을 수 없다. 보통 라면은 한 봉지에 95원내지 1백원인데 비해 「골드」니 「짬뽕」이니 하는 이름들의 라면들은 2백원까지 받고 있다. 양이 많아진 것도 아니요, 그렇다고 특별한 가공과정을 거친 것도 아닌 것 같다.
선전에는 새우·오징어·홍합·송이버섯 등 「산해진미」가 고루 들어있다고 하지만 누가 그 말을 믿을까.
물론 행정당국에서 허가해준 값이니 그처럼 비쌀 이유야 있겠지만 그 가격이 얼마큼 합당한 가격인지는 모르겠다.
앞으로 「보신라면」 「삼계탕라면」같은 것이 나와 그 값을 5, 6백원을 받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라면을 『고급화시킨다』는 것은 애당초 어울리지 않는 것이요, 한낱 가격 인상의 구실에 지나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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