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이 하는 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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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소장의 끝부분이 되는 회장을 통과한 음식물의 찌꺼기는 배출의 기능을 맡고 있는 대장, 즉 맹장으로 들어오게 된다.
일단 대장에 들어온 음식물들은 이제부터 1.5m가 되는 긴 관을 가는 동안 분변으로 바뀐다.
음식물을 넘겨받은 대장은 거기서 수분을 빼어내어 배변에 좋도록 굳힌다.
그런데 육식동물의 맹장은 분변의 저장소 역할만하고 초식동물의 맹장은 소화작용을 갖는데 비해 사람의 맹장은 그 중간쯤의 역할을 한다.
사람의 맹장은 식물의 섬유소를 분해하기도 하며, 대장에 흩어져 있는 각종 이로운 세균의 도움을 받아 아직도 소화되지 않은 단백질과 탄수화물을 분해한다.
사람은 대장속에 수백개에 달하는 세균을 갖고 있으며 이들은 주인인 인간과 상부상조를 한다. 어떤 세균들은 덜 흡수된 영양분을 분해하는가 하면 다른 종류의 세균들은 비타민B등을 합성, 대장이 이를 흡수하도록 해준다.
맹장을 거친 폐기물은 역연동 운동에 의해 사람의 우측 하복부에서 우측 상복부로 밀려 올라간다. 네발로 기는 짐승들은 완전히 중력에 반대되는 운동을 않지만 두발로 서서 걷는사람에서는 폐기물이 거꾸로 올라가는 운동이 일어난다.
대장은 연동운동, 분절 운동등을 통해 마지막 영양분까지 흡수케 해주면서 굳어진 폐기물을 서서히 직장으로 보내 저장시켰다가 대략 하루에 1회 정도씩 체외로 배출케 한다.
그러나 위와 소장·대장의 기능이 나쁠때, 또는 음식물의 내용이 차거나 기름기가 많을때는 영양분의 흡수가 제대로 안될뿐 아니라 수분의 흡수도 충분치 않아 설사를 한다든가 배변이 잦게된다. 또 항생제를 장기간 복용할 경우에는 대장내의 좋은 세균들이 죽게돼 분해나 비타민 합성을 제대로 못하게 된다.
우리가 흔히 맹장염이라고 부르는 충수염은 맹장 끝에 달린 길이5cm정도의 주머니에서 일어난다. 그림에서 보듯이 소장의 끝인 회장은 맹장의 끝에 이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맹장 끝에서 5∼6m쯤 위쪽에 연결돼 있다. 따라서 맹장에 들어온 음식물은 아래로 처져 충수에까지 이르게 된다.
충수는 음식물을 맹장쪽으로 짜내는 운동을 하지만 아무래도 맨 끝에 위치해 있기때문에 찌꺼기등에 의한 염증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염증을 일으켰을 때 수술로 충수를 잘라내 보면 속에는 과일의 씨·생선가시·잇솔의 털등이 들어있는데 이는 염증으로 충수가 음식물을 짜내는 작용을 제대로 못했기 때문이다.

<그림> 대장은 마지막 영양분까지 흡수하면서 굳어진 폐기물을 서서히 직장으로 보내 저장시켰다가 하루 1회 정도 체외로 배출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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