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팔고 "차익 챙길까"…"더 오를텐데" 내국인 사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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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8월 들어 증시에서 외국인은 팔고, 내국인은 이를 사들이는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28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26일까지 거래소시장에서 외국인은 하루 평균 7256억원어치를 팔아 1992년 자본시장 개방 이후 하루 매도 기준으론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총 외국인 매도금액도 13조7865억원으로 지난 3월의 14조4172억원을 기록한 이후 가장 많은 액수다.

이처럼 외국인의 매도가 많아지면서 외국인의 순매도(판 금액에서 산 금액을 제한 수치)도 1조77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1조7448억의 순매수를 보였던 것에 비하면 이달 들어서 차익실현에 나선 외국인이 많아졌다는 얘기다.

반면 증시의 조정이 지속되자 주식형 펀드를 중심으로 한 내국인 자금의 증시유입은 오히려 늘었다. 주가 조정기를 투자할 기회라고 생각한 투자자들이 적립식 펀드로 돈을 몰아줬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주식형 펀드의 수탁액은 지난 25일 현재 14조7100억원으로 한 달 새 1조160억원이 늘었다. 지난 5월 8555억원의 순매수 이후 주춤하던 투신권이 이달 들어 8802억원의 순매수를 보인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주식형 펀드로 돈이 많이 들어오면 투신권의 자금사정이 넉넉해져 그만큼 많은 주식을 사들이게 되는 것이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최근 들어 투신권이 지수 하락을 막는 버팀목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며 "1990년대 중반의 '1차 기관화 장세', 1990년대 후반의 '바이 코리아 장세'에 이어 '제3의 투신 전성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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