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딸 대구로 빨리 전학 시켜 달라"|수업 여교사에 행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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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대구=연합】경북 고령군 고령읍 고령국민학교에서 이학교 육성회 이사인 이정홍씨(40· 고령군 병사계장)가 자기자녀의 전학문제를 상의하자며 수업중인 여교사를 불러내 어린이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멱살을 잡고 폭언을 퍼붓는 등 행패를 부린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7일 경북도경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6일 상오10시. 20분쯤 딸이 다니는 고령국민학교를 찾아가 수업 중이던 1학년1반 담임 양영숙 교사(여)를 교실 옆 복도로 물러 내 대뜸『딸을 대구로 전학시키려고 하는데 수속을 취해 달라』고 요구, 양 교사가『전학을 하려면 전 가족이 이사한 사실을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야 하니 수업을 끝내고 이야기하자』고 말하자 『내가 이 학교 이사인데 왜 말을 듣지 않느냐』고 고함을 지르며 양 교사가 갖고 있던 삼각자를 빼앗아 내동댕이치고 달려들었다는 것이다. 겁에 질린 양 교사가 교실로 피해 들어가자 이씨는 신발을 신은 채 교실까지 따라 들어가 50여명의 어린이가 지켜보는 가운데 양 교사의 멱살을 잡아 흔들며 『너는 글만 가르치면 되지 왜 건방지게 구느냐』는 등 고함을 지르며 계속 행패를 부렸는데 바로 옆 1학년2반에서 최정희 교사가 수업을 중단하고 어린이들과 함께 오자 이씨는 자기 딸을 불러내 앞세우고 교무실로 가 버렸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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