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 논쟁 "라면 상무는 새발의 피" vs "사무장이 더 황당"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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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아 부사장’. [중앙포토]

조현아(40·사진) 대한항공 부사장이 기내서비스를 지적하며 사무장을 내리게 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네티즌들이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조현아 부사장은 대한항공의 기내 서비스를 총괄하고 있는 대한항공 기내서비스·호텔사업부문 총괄부사장이다. 하지만 항공기를 회항시킨 것은 월권이라는 지적이 우세하다.

조현아 부사장과 관련된 기사에 대다수의 네티즌들은 “졸부들이나 하는 짓을 하고 있다”(장도리), “매뉴얼 대로 안하면 대한항공은 무조건 회항이다”(dante22), “사무장이 여 부사장 앞에 호출당하니 평소 알고 있든 것도 졸아서 더듬거리고 허둥 댈 수도 있는 것이다. 250여 명의 승객을 태우고 이륙 직전의 기내 사무직을 총괄하는 사무장을 강제로 내리게 할 수 밖에 없었나?”(stch3524), “제대로 된 ‘월권’이다”(pop4592), “라면상무야 라면이 덜 익었다고 푸념했다가, ×작살 났는데…조현아부사장은 땅콩을 봉지째 줬다고 승무원 책임자인 사무장을 기체 밖으로 쫓아냈으니, 라면상무 사건은 새발의 피고, 포크레인 앞에서 삽질 한거네?”(rok2020) 등 적절하지 못한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기업의 책임자로서 당연한 주장이었다는 옹호론도 게시되고 있다. “사무장이 매뉴얼이 담긴 아이패드의 비밀번호마저 제대로 몰랐다. 이건 더 큰 문제며, 보안상 테러의 위험까지 가능한 하나의 위험신호로 보고 어떻게든 신속한 조치를 취한 것은 잘했다고 본다”(skadfks), “부사장이 이륙중인 기내에서 매뉴얼대로 시행되지 않자 책임을 물어 사무장을 기장과 함께 합의 내리 게하고 서비스차원에서 승객에게 좋은 대우를 하고자한 것은 잘한 것이라 생각된다”(bsp0226), “사무장이 매뉴얼을 몰라서 당황했다는 게 더 희한한 일이다”(yalalari)며 조현아 부사장을 두둔하는 네티즌들도 있다. (댓글 상황, 8일 오후 7시 30분 현재)

조현아 부사장은 지난 5일 오전 0시 50분 (현지시간) 미국 JFK 공항에서 인천으로 출발하는 KE 086 항공기가 이륙을 위해 활주로로 가던 중 사무장에게 “기내에서 내리라”고 지시했다. 이에따라 활주로에 있던 비행기는 기수를 돌려 다시 탑승게이트로 돌아가는 ‘램프 리턴’을 했다. ‘램프 리턴’이란 항공기 정비나 주인 없는 짐, 승객의 안전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취하는 조치를 말한다. 이 때문에 항공기는 게이트로 다시 돌아가면서 출발이 지연돼 250여 명의 승객이 불편을 겪었다.

대한항공 등에 따르면 조현아 부사장은 땅콩 등 견과류를 건네고 있는 승무원에게 “매뉴얼대로 서비스가 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현아 부사장은 승객의 의향을 물은 다음 견과류를 접시에 담아서 내와야 하는데 봉지째 갖다준 것을 문제 삼았다는 것이다. 조현아 부사장은 당시 일등석에 타고 있었다.

조현아 부사장은 이어 기내 서비스를 지휘하는 사무장을 불러 서비스 매뉴얼 확인을 요구했다. 그러나 사무장이 태블릿 컴퓨터에서 비밀번호를 찾지 못하는 등 당황하자 조현아 부사장이 “비행기에서 내리라”고 지시했다. 대한항공 측은 “사무장이 내리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아 별도 안내 방송은 하지 않았다”며 “사무장이 내린 것은 기장에서 상황을 보고한 후 기장의 지시에 따라 이뤄졌다”고 해명했다. 해당 항공편은 인천공항에 예정보다 11분 늦게 착륙했다.

항공법에 따르면 항공기 승무원에 대한 기내 지휘·감독은 기장의 권한이자 책임이다.

당시 상황은 탑승구에 세워져 있던 비행기를 ‘토잉카(비행기를 밀어주는 차량)’를 이용해 활주로로 이동하는 과정(‘푸시 백’)에서 벌어졌다. 대한항공 측은 “기내에서 승무원에 대한 지휘·감독은 기장의 역할이 맞다”며 “조현아 부사장이 기장과 협의해 (사무장이 비행기에서 내리도록) 조치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현아 부사장이 잘못된 응대에 대해 지적을 했고, 이 과정에서 고성이나 고함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한영혜 기자 sajin@joongang.co.kr
‘조현아 부사장’. [사진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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