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괴 김일, 병원에 연금돼 최현 처럼 독살 당할지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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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동경=신성순 특파원】그 동안 연금설이 나돌던 북괴 부주석 김일이 김정일·오진우 일파에 의해 지난 9월부터 병실에 감금돼 있으며 지난 4월 사망한 최현 처럼 독살 당할지도 모른다고 동경에서 발간되는 통일일보가 최근 평양에서 돌아온 소식통을 인용, 3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김정일 일파가 온건파대표인 김일을 지난 6,7월에 발생한 김정일 암살미수사건의 배후인물로 믿고 있으며 세습체제강행을 위한 반대파숙청을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정일·오진우 일파가 김일 말살을 기도하고 있는 이유는 구체적으로 지난 6월말 김정일 출장 중에 음식에 독들 넣어 독살하려다 실패한 일과 7월 북괴군 소장군인들이 김정일을 암살하려했던 배후에 김일이 조종자로 작용했다고 믿고있으며 김일성의 부인 김성애와 김일이 밀접한 관계에 있는 것도 이유가 되고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60년대 김성애가 김일성의 부인이 되려고 했을 때 당시 당 부위원장이던 박정애가 김일성에게는 홍명식 부수상(당시)의 딸과 동거중이라는 것을 들어 반대한데 대해 김일은 김성애를 강력히 지원, 김일성 부인자리에 앉도록 했다는 것이다.
김일 부주석의 감금·말살이라는 사태가 우려되는 것은 이를 계기로 김정일·오진우 일파가 온건파를 누르고 대남 강경 노선을 더욱 강화하려하고 있는 점이라고 통일일보는 지적했다.
사실을 전한 북한소식통은 실제로 김정일·오진우 일파가 김일을 감금할 때를 전후해서 김일계, 최현계 등 온건파에 대한 대숙청을 감행했으며 대남 강경 노선을 강화하는 경우, 중공과 소련이 모두 북한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아전인수의 판단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김정일 일파가 현재의 정책방향을 밀고 나가는 경우 내부에 대한 억압을 더욱 강화하고 대남 폭발로까지 몰고 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 것으로 이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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