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둥반도는 스파이 전쟁 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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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이 실시되고 있는 산둥(山東)반도 주변에서는 훈련 정보를 캐내려고 모여든 서방 정보원들과 이를 막으려는 중국 보안당국의 '소리 없는 교전'이 한창이다. 최근 중.러 군함이 정박한 칭다오와 상륙훈련이 실시되는 웨이베이에는 차적 추적이 어려운 지프 차량이 많아졌다. 19일에는 웨이베이 부근에서 지프 차량 탑승자가 사진을 찍는 광경이 목격돼 중국당국이 수사에 나섰다. 20일에도 비슷한 사건이 여럿 발생했다. 차 번호를 추적했지만 모두 무적차량이었다.

또 산둥반도 일대 통신량이 평소보다 많아졌다는 게 중국 공안(경찰)당국의 이야기다. 중국 국가안전국(한국의 국정원에 해당)은 훈련정보를 캐려는 서방 정보원들의 활동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훈련장 부근에만 수백 명의 서방 스파이가 침투했다는 것이 안전국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안전국은 전국 성.시 단위 안전국에 비상령을 내렸다. 특히 산둥반도 전역은 공안국까지 비상이다. 훈련 장소에서 3㎞ 이내에 민간인의 접근을 막고 있다.

또 통신 감청을 위해 산둥반도 전역의 무선통신에 대해 감청을 실시하고 있다. 특이한 주파수가 잡힐 경우 곧바로 수사토록 했다. 중국 연해를 감시 중인 미군의 EP-3 정찰기들의 정보수집 활동을 저지하기 위해 주요 장비에 대해서는 은폐와 엄폐를 실시하고 있다. 방해전파 발사 전담팀도 만들었다. EP-3는 반경 740㎞ 내 통신 신호를 잡아내 분석하는 최첨단 정찰기다.

홍콩=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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