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부 차상|역사앞에서|권애영<광주 수피아여고 3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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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1
멍을진 아픔 이고
인고의 하늘 빚던
세월 태운 여린 나래
햇살로 문지르며
역사의 긴 계단 위에 선
아, 무지의 나를 븐다.
2
황톳빚 목울음으로
마디 굵은 혼을 사뤄
동강난 계절마다
메아리로 번져나는
꿈꾸는 마음 속으로
별빛되어 맺히는 정.
3
소리없이 깨어놓은
헤지 못할 바람 끝에
정갈한 염원으로
깃발인양 미소짓는
백의의 길이로 서서
새로 내음 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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