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최경환 예산안 통과 후 '소맥' 뒤풀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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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이제는 공무원연금 개혁이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2일 밤 새해예산안이 국회에서 처리된 뒤 가진 당 소속 의원들과의 ‘소맥(폭탄주) 회동’에서 건배사로 이렇게 외쳤다. 헌법에 규정된 법정 시한 내 예산안 처리를 축하하는 자리였지만 아직 넘을 고개가 남았다는 의미였다고 한다. 이 자리엔 김 대표의 요구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참석했다. 최 부총리는 “예산안 처리를 도와줘서 감사하다. 신속하게 통과시킨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연신 고마움을 표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건배사로 “김무성 대표를 중심으로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이 잘돼야 한다”며 “위하여(與)!”를 외쳤다고 한다.

 다만 최 부총리는 “다 잘했는데 옥에 티가 하나 있었다”며 가업상속공제 확대 관련 법안(상속세 및 증여세법)이 부결된 데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가업을 물려줄 때 세금 감면 혜택을 받는 대상을 현행 매출액 3000억원 미만에서 5000억원 미만으로 확대하는 것으로, 최 부총리가 경제활성화를 위해 필요하다고 강조해온 법안이다. 하지만 야당은 물론 일부 새누리당 의원까지 ‘부자 감세’ 측면이 있다며 반대·기권 대열에 합류해 결국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머쓱해진 김 대표는 “잔소리 좀 그만하라”는 농담으로 최 부총리의 입을 막았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김 대표와 최 부총리는 박근혜 정부를 탄생시킨 공동 주역으로 2007년 대선후보 경선 당시부터 박 대통령을 보좌했다. 지금은 당 대표와 경제부총리로서 각자의 역할을 하고 있지만 ‘차기’를 염두에 두고는 경쟁관계라는 얘기도 있다. 재정건전성, 사내유보금 과세 등 경제 현안을 놓고 이견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 자리에선 내내 화기애애한 모습이었다고 한다.

김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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