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익보다 실무 능한 인재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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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채용 때 어학 성적 기준을 낮추거나 아예 보지 않는 기업이 속속 늘고 있다. 취업포털 커리어가 최근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신입 채용시 어학 성적 제한을 폐지하거나 기준을 낮춘 기업은 모두 15곳으로 이 중 대기업이 2곳, 금융권이 7곳, 공기업이 6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GS리테일의 경우 그동안 신입사원 대졸 공채에서 토익 점수 600점 이상의 기준을 두었으나 지난해 하반기 이를 없앴다. 교통안전공단과 외환은행.산업은행.신한은행 등도 최근 2년 사이에 토익점수가 없어도 서류 전형에 응시할 수 있도록 바꿨다.

올 상반기 공채부터 토익점수 하한선을 700점에서 500점으로 낮춘 두산그룹의 채용 관계자는 "토익점수로는 실제 영어실력을 판가름하기 힘든 데다 이 때문에 우수 인력이 지원할 기회조차 놓치는 경우가 있어 기준을 확 낮췄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번 공채 결과 특히 이공계 쪽에서 실무 능력이 뛰어난 인재를 많이 뽑을 수 있었다"며 "영어를 주로 쓰는 부서가 아니라면 업무에 필요한 영어 실력은 입사 후 자체 연수 프로그램이나 강좌를 통해 충분히 보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움직임에 대해 대학생 구직자들도 반기는 분위기다. 커리어가 회원 대학생 585명을 대상으로 '채용시 기업들이 폐지하겠다고 밝힌 자격 제한 요건 중 가장 반가운 것'을 묻자 가장 많은 43.1%가 '어학 점수'를 꼽았다. 그 다음이 ▶학력(33.0%)▶연령(12.5%)▶자격증(3.9%)▶성별(3.4%) 등이었다.

김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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