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콜금리 또 묶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1면

한국과 미국의 정책금리 역전에 개의치 않고 한국은행이 콜금리를 연 3.25%로 계속 묶어두기로 했다.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11일 최근 일부 은행장이 '저금리 시대가 끝났다'고 잇따라 밝힌 데 대해 "주식시장이 호황을 보이는 상황에서 시장금리가 오르는 것은 당연하지만 정책금리와 시장금리는 다르다"고 말했다.

박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뒤 기자간담회에서 "아직은 저금리 기조가 경기와 고용에 도움을 주고 기업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에 정책금리는 인상할 단계가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이 같은 판단에 따라 콜금리는 지난해 11월 이후 9개월째 3.25%로 동결됐다. 이는 미국의 정책금리(연 3.50%)보다 낮은 수준으로 자금의 해외유출 우려를 낳고 있다. 박 총재는 "다만 경기 회복이 본궤도에 진입하면 지체없이 통화정책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경기회복을 전제로 했지만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한은 입장이 감지되면서 시중은행들은 예금금리를 앞다퉈 올리고 나섰다.

영국계 홍콩상하이은행(HSBC)은 1일부터 1000만원 이상 가입하는 고객에게 연 4.3%의 금리를 적용하는 1년 만기 정기예금 상품을 특별 판매하고 있다. 우리은행도 25일까지 정기예금과 주가지수 연동예금(ELD)이 혼합된 특판 예금 상품을 판매한다.

이 상품은 예치액의 70%는 정기예금에 투입하고 나머지는 ELD에 투입하는 것으로 이 상품의 정기예금 부분에 대해서는 상시 판매상품의 금리보다 1.5%포인트 높은 연 4.5%의 금리를 준다. 신한은행은 11일부터 헌혈이나 장기기증 등 사회봉사 성격의 활동을 한 경력이 있는 고객에게 기존 연 3%짜리 금융상품에 0.65~0.85%포인트의 우대금리를 더 쳐주기로 했다.

김동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