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산업스파이 잡는 것이 소련 스파이 잡기보다 어려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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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미국 정부.기업이 첨단 기술 정보를 빼내려는 중국 스파이를 색출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이 10일 보도했다. 1980년대 미국에서 소련 스파이 색출.체포 업무를 담당했던 미 연방수사국(FBI) 데이비드 사지(61) 부국장은 "지금 가장 큰 위협이 되는 산업 스파이는 중국계"라며 "이들을 잡기가 냉전 시절 소련 스파이를 잡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렵다"고 말했다.

이는 중국 스파이들이 민간인과 정보요원의 경계선을 오가기 때문이다. 냉전시대에 미국으로 잠입해 활동했던 소련 스파이들과 달리 중국 스파이는 합법적으로 미국에 체류하며 다양한 인맥을 활용하고 있다. 유학생.교수.연구원.회사원 등이 우수한 두뇌와 기술력을 인정받아 미 대학.기업에서 일하는 현실을 이용한 것이다.

FBI는 현재 미국에 온 중국인 유학생을 15만 명으로 추산한다.

일각에선 미국의 과도한 대응에 대해 우려한다. 중국 스파이에 대한 엄격한 수사가 인종차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아시아계 단체들의 반발이 작지 않다.

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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