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점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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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심혼 (心魂) 을 두들기는
갈매기떼 울음 사뤄
움트는 물빛 위에
그려낸 적멸(寂滅)한 점
풍랑에
찢기고 찢겨
너울대는 저 바다.
은비늘 번뜩이는
어부들 미쁜 노래
부침 (浮沈) 하는 이랑마다
빛살들은 일어나서
만삭의
어둠을 깨칠
서슬 세워 날으고….
적묵 (寂默) 의 하늘 아래
시름 부린 목선 한 척
허(虛) 한 가슴 쓸어가는
파도소리 톱질하며
헹궈도
풀리지 않는
잔주름살 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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