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량 적은데 주가가 뛰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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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최근 주식시장에선 거래량이 미미한데도 주가가 급등하는 종목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주가가 오르려면 우선 거래량이 늘어야 한다는 상식(?)과도 맞지 않는다. 이런 회사들은 우선 유통되는 주식 물량이 적은데다, 대부분 회사의 기초체력이 튼튼한 게 특징이다. 과거 거래량이 적어 저평가되기 일쑤였던 '소외주'들의 '제 값 찾기'가 진행 중이란 평가도 있다.

남양유업이 대표적이다. 지난 5일 종합주가지수가 22포인트 가량 떨어진 폭락장에서도 이 회사는 주가는 264주의 거래로 11% 뛰며 58만5000원에 장을 마쳤다. 전날에도 354주 거래로 7%가 상승했다. 2003년 최소 거래량 기준 미달로 퇴출 직전까지 가며, 주가가 17만원대까지 급락했던 것과는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동서산업도 지난 6월과 7월 가격이 급등할 당시 하루 100주 미만의 거래량으로 거뜬히 상한가까지 뛰어오르기도 했다. 올 초 롯데칠성은 하루 평균 500주의 거래량으로 100만원을 돌파했다.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주가가 1만원 이상이면서도 자본금이 150억원을 넘지 않는, 이른바 '유통물량이 적은 종목' 가운데 상당수가 과거 5년(2000.8.4~2004.8.4)보다 최근 1년(2004.8.4~2005.8.4) 새 더 큰 폭의 주가 상승률을 나타냈다.

고려제강은 최근 1년간 주가가 140% 상승하며 과거 5년간의 100% 상승률을 뛰어 넘었다. 대한화섬.태광산업.BYC.동일패브릭.만호제강.한국석유.영풍.삼진제약.조흥 등도 비슷한 결과를 보여준 종목들이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유통물량이 적기 때문에 주가가 급등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에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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