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구 교수 제자라는게 부끄럽습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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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의 한 학생이 최근 한국전쟁 관련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이 학교 강정구 교수의 주장을 상당수 학생들이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고 있다며 개탄하고 나서 눈길을 모으고 있다.

강 교수는 최근 한 인터넷 매체에 실린 칼럼을 통해"6.25는 북한 지도부가 시도한 통일전쟁이자 내전"이라며 "통일내전에 미국이 개입하지 않았다면 전쟁은 한달 이내 끝났을 테고 우리가 실제 겪었던 그런 살상과 파괴라는 비극은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해 거센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3일 동국대 북한학과 4학년 최옥화씨는 시사웹진'뉴라이트'(www.new-right.com)에 강 교수의 주장을 정면반박하는 글인'강정구 교수님! 당신이 부끄럽습니다'를 기고했다. 특히 최씨는 이 글에서 동국대 홈페이지 등에서'강 교수 퇴출'논란이 일고 있는 현상을 전하면서 동시에 강 교수가 학생들사이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최씨는"강 교수님이 가지고 있는 학내 영향력은 무척 크다"며 "교수라는 직함으로 민족주의라는 이미지까지 씌우다 보니 학생들은 그 말이 정설인양 외우기까지 한다"고 주장했다.

최 씨는 이같은'영향력'이 강 교수의 왕성한 대외활동과 확실한 주장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씨는"다른 교수들은 대개 사회문제에 별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고, 학자 특유의 말투로 책임을 회피하거나 자신의 주장을 밝히는데 소극적인 경우가 많다"며"이런 강의에 식상한 학생들은 좀 더 간단명료하고 확실한 방향을 제시하는 주장에 끌리게 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씨는 강 교수가 통일 그 자체만 강조해 학생들을 호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씨는"교수님 주장대로라면 전쟁을 일으켜 자유민주질서를 전복하고 한반도 전체를 공산화하려한 김일성에게 굴복하고 북한 체제로 편입됐어야 옳았다는 말이 된다"며 "백번 양보한다 해도 이러한 논리는 결코 수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씨는"교수님의 무책임한 발언을 듣고 있노라면 동국대학교에서 공부하는 제자로서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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