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부시와 미군 재배치 토론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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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오는 13~15일 미국 방문은 한.미 갈등을 치유하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라고 워싱턴 포스트의 칼럼니스트 짐 호그랜드가 지난 4일 지적했다.

호그랜드는 이날 '북한문제 해결엔 인내가 필요하다'는 제목의 칼럼에서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대통령과의 2년 전 정상회담이 실패한 데 따른 영향이 두 동맹 사이에 드리워져 있으며 이 때부터 양국 정책공조는 궤도를 벗어나게 됐다"며 이같이 충고했다.

칼럼은 또 양국 정상이 논의해야 할 긴급 과제로 주한 미군 재배치 문제를 꼽고 "盧대통령은 이라크전쟁 이후 전세계 미군 배치를 재조정하려는 미국의 계획에 대해 부시 대통령과 솔직한 토론을 벌여야 한다"고 충고했다.

호그랜드는 이어 한국의 한 전문가의 말을 인용, "평양은 현 시점에서의 주한미군 재배치를 ▶미국의 대한(對韓) 방위공약 약화나 ▶북한에 대한 공격 준비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으며 어느 경우라도 이는 전쟁을 유발하게 될 것이란 점을 盧대통령은 부시 대통령에게 설명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칼럼은 또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 盧대통령은 부시 대통령에게 베이징 3자회담을 재개하도록 권유할 것"이라면서 "북한이 핵개발을 위한 시간벌기로 대화를 악용할 것이란 우려도 있지만 그렇다 해도 부시 행정부는 3자 대화를 통해 한.중과 안정적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칼럼은 마지막으로 "미국이 북한 딜레마에서 평화롭게 빠져나오려면 인내와 기술이 필요하다"면서 "이 점은 올해 부시 대통령의 외교행사 가운데 가장 중요한 회담인 한.미 정상회담에서 盧대통령이 거론할 내용"이라고 조언했다.

워싱턴=김종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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