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교련-6년 전부터 「왜곡」 시정 요구|76년 일 교과서 연에 「의견서」 보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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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동경=신성순 특파원】대한 교육 연합회는 일본 교과서의 왜곡 부분에 대해 이미 수차례에 걸쳐 그 시정을 요구한 사실이 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일본 교과서 연구 센터 (이사장 좌구간유삼)가 보관하고 있는 자료에 따르면 대한 교육 연합회는 76년9월 88페이지에 달하는 「사회 교과서 검토 의견서」를 일본측에 전달, 일본 교과서의 한국에 관한 잘못된 부분의 시정을 요구했다.
이 시정 요구서를 보면 당시만 해도 일본 교과서에 강하게 반영된 좌익적 색채와 군국 일본에 대한 비판적 자세 때문에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대륙 침략이나 식민 통치 부분은 거론되지 않았고, 남북한 관계 등 이데올로기 관련 부분에 집중되고 있다.
대한 교육 연합회는 구체적으로 『조선은 아직 북조선과 남조선으로 2분돼 있다』고 서술된 일본 공민 교과서의 내용을 『한반도는 남한과 북한으로 2분돼 있다』로 명칭과 순서를 바꾸도록 요구하고 있다.
그리고 6·25사변에 관한 부분에 대해서 한국이 마치 전쟁을 일으킨 것처럼 설명하고 있는 것을 사실대로 시정토록 요청하고 있다.
한국 측은 80년4월에도 일본 교과서 시정 요구서를 전달, 조선이란 명칭을 한국으로 바꿀 것과 고대사 부분에서 일본부를 한반도에 설치했다는 내용을 삭제해 줄 것, 그리고 북한을 의도적으로 부각시키는 표현을 시정해 줄 것 등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한국 측의 노력에 대한 일본측의 태도는 무성의로 일관, 반영 여부조차 확인되지 않은 실정이다.
교과서 연구 센터의 「도꾸야마」 (덕산정인) 상무이사는 한국측 자료를 문부성과 각 교과서 제작 회사에 전달했다고만 밝힐 뿐 시정 요구 안이 제대로 반영됐는지는 한번도 확인하지 않았다고 솔직이 시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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