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가 시어머니 뺨을 … 막가는 TV시트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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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 27일 방송된 KBS ‘올드미스 다이어리’에서 며느리가 시어머니의 뺨을 때리는 장면.

공영방송 일일시트콤에서 며느리가 시어머니의 뺨을 때리는 장면을 내보내 논란이 일고 있다.

27일 오후 9시25분 방송된 KBS-2TV '올드미스 다이어리'다. 문제는 맞벌이하는 아들 부부를 위해 손자를 봐주는 할머니가 등장한 대목. 할머니가 잠깐 화장실 간 사이에 식탁에 올라간 손자가 국그릇을 엎어 가벼운 화상을 입었다. 병원으로 달려온 며느리는 시어머니에게 "아니 도대체 애를 어떻게 보신 거예요"라고 쏘아붙이며 뺨을 때렸다. 게다가 아들은 하소연하는 어머니에게 "맞을 짓 하셨네요"라며 싸늘하게 고개를 돌렸다.

KBS 인터넷 게시판에는 "도가 지나쳤다" "말도 안 되는 자극적인 장면" 등의 항의가 빗발쳤다. 시청자 전재현씨는 "못 볼 것을 본 것 같아 불쾌하다"고 밝혔다. 박경주씨는 "담배 피우는 장면도 현실에선 많지만 자제해야 하기 때문에 방송에서 거의 내보내지 않는데…"라고 지적했다. 항의 글은 28일 오후 현재 1000건을 넘어섰다.

이에 대해 김석윤 PD는 "며느리가 시어머니의 뺨을 때린다는 설정은 수위가 높기는 하지만 일상생활의 한계 안에서 벌어지는 행위라고 판단했다"며 "비슷한 실제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KBS 내부에서도 '문제가 있다'는 분위기다. 심의팀의 한 관계자는 "절대 방송에 나가서는 안 되는 패륜 장면"이라며 "이번 사안을 평정회의에 올릴지 심의위원들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매달 한 차례 열리는 평정회의는 제작진에 대한 주의.경고.인사위원회 회부 등을 결정한다.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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