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북 길주 갱도 굴착 활동 최근 줄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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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북한이 지하 핵실험용으로 조성하고 있다고 보도된 함경북도 길주의 굴착 활동이 최근 감소했다고 뉴욕 타임스가 25일 보도했다.

신문은 최근 입수한 위성사진을 근거로 이같이 전하고 "이는 핵실험이 임박했거나 미국을 겨냥한 고도의 기만 술책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타임스는 "미국이 정찰위성을 통해 지난해 10월부터 길주에서 지하 핵실험 준비로 추정되는 일련의 징후를 포착했다"고 5월 보도한 바 있다. 다음은 보도 요지.

올해 초 미 정찰위성은 북한 길주에서 의심스러운 갱도 굴착 공사를 포착했다.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할지 모른다고 생각한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아시아 동맹국들과 중국에 이 정보를 전달한 뒤 "북한이 핵실험을 못하도록 압력을 넣어 달라"고 요청했다. 결국 몇 주간에 걸친 외교적 노력 끝에 북한은 6자회담에 복귀했다.

그동안 미 정보기관들은 막후에서 북한의 핵실험 정보에 대한 평가를 둘러싸고 심각한 갈등을 빚어 왔다. 중앙정보국(CIA)은 4월 26일 미 의회에 해당 정보를 보고하면서 '핵실험이 임박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CIA는 자신들의 견해가 미국 내 10여 개 정보기관의 공통된 평가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국방부와 에너지부는 갱도의 경사도와 굴착 활동 상황을 '전례없는 수준'으로 보고 핵실험이 임박했다고 판단했다. 반면 CIA와 국무부는 굴착 활동이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핵실험이 임박한 것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특히 CIA는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중국의 심기를 건드린다는 점을 중시해 이같이 판단했다.

북한 핵실험을 둘러싼 정보기관들의 분열상은 북한에 대한 미국의 취약한 정보력과 함께 이라크 침공 이래 수세적으로 변한 정보기관들의 태도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다.

최원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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