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절상] 세계경제 파장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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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여 동안 계속됐던 위안화 절상 공방은 중국의 전격 발표로 일단 봉합됐다. 국제 금융계는 절상폭이 기대했던 수준에는 못 미치지만 중국이 환율을 시장에 맡기는 방향으로 환율제도 개혁을 시작했다는 측면에서 일단 긍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여러 변수를 감안해 점진적으로 절상 폭을 확대해 나가는 수순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중국의 생산성 상승 속도가 선진국보다 빠르므로 장기적으로 위안화 절상 폭은 계속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특히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 본격적인 변동환율제의 도입을 점치는 시각도 있다. 그동안 세계경제는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가 계속 이어질 경우 자본이 미국으로 쏠리면서 유동성 위기가 올지 모른다는 우려가 있었다.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상은 이 같은 달러 강세 추세를 한풀 꺾어 미국 이외의 시장으로 자본을 분산시키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발표 직후 유럽 증시가 강세를 보인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흐름이다.

외환시장에서도 앞으로 엔화 등 다른 통화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21일 밤 유럽 외환시장에서 엔화는 달러당 110.40엔을 기록하며 최근 3주간 최고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월가에서는 "이제 엔화가 더욱 매력적인 통화가 됐다"는 반응과 함께 엔화가 달러당 105엔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그러나 위안화 평가절상→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세계경제 동반 위축으로 이어지는 최악의 시나리오인 '중국발 리스크' 가능성을 점치는 시각도 아직 남아 있긴 하다.

홍병기 기자.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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