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답게 사는 길 찾아보겠다"사회발전연구소 차린 장덕진 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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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우리 주위에서 전직장관이 원고 한편을 받기 위해 삼고초려를 마다 않고 동분서주한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지난 달 13일 법인등기를 마치고 정식으로 문을 연 사회발전연구소회장 장덕진씨 (48) .
굳이 그의 이력을 다시 들추지 않아도 지난날. 20여 년간의 화려했던 관 경력을 통해 지금도 일반에게 낯이 익은 「장 장관」이지만 그가 새로 연구소를 차리고 새 일거리를 찾아 오직 일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것은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일이다.「저희 연구소가 매달 내기로 한 교양잡지가 있습니다. 몇 년 전부터 일체 붓을 들지 않아 온 원로문인의 글을 받으려니 쉽지가 않아요. 할 수 없이 제가 직접 나서 꼭두새벽에 문을 두드렸지요. 역시 대번에 글쓰기를 거절당했지만 연구소의 설립취지를 몇 번씩 설명하며 간청한 끝에 겨우 이번 겨울쯤에는 글을 받기로 했습니다]
시원스런 이마에 환한 웃음으로 들려주는 에피소드에서 연구소를 꾸려나가는 그의 자세와 열의를 읽을 수 있다.
-연구소의 성격은.
『산업사회의 외형적인 성격에 걸 맞는 내면적인 성장, 이를테면 가치교육의 문제·지역·노사·계층 사이의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다룸으로써 인간이 인간답게 사는 길을 밝히는데 한 몫을 하자는 거지요.』
1차부터 4차까지의 경제개발계획에 직접·간접으로 참여해오면서 진정한 발전이란 과연 무엇인가를 깊이 생각하게 된 것이 연구소설립을 추진하게된 시발점이 되었다고 덧붙인다.
이와 함께 연구활동의 영역과 성격을 제한 받지 않는 것이 중요하므로 국내에선 최초로 70개 대기업들로부터 5백만∼1천 만원씩의 제한된 지분을 출자 받아 자본금 6억 원의 주식회사형태를 갖추었고 앞으로도 정부나 공공단체의 용역연구는 일체 맡지 못하도록 경관에 명시했다고 밝힌다.
『인간의 본질, 전인적인 2세 교육, 기업경영, 산업사회의 문제 등 5개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되는 모든 연구결과는 연구소에서 펴내는 월간종합지, 월간아동잡지, 격월간 교양지 등을 통해 사회로 환원됩니다. 따라서 출판기능도 크게 강화된 연구소가 될 것입니다.
현재 일본의 PHP연구소와 정보·자료교환을 약속했고 미국의 브루킹즈 연구소와도 이와 같은 협력체제를 교섭 중에 있습니다.』
유능한 연구원의 확보, 주식회사로서의 최소한의 채산성 등 해결해 나가야할 문제가 아직도 많지만 연구소의 기능과 사업계획을 설명해나가는 장 회장의 포부는 발전의 기대만큼이나 폭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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