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님 노동, 힘든 수준 아닙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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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아시아나항공 승무원이라고 밝힌 네티즌이 조종사 노조의 파업을 조목조목 비판하는 글을 인터넷에 올려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인터넷 포털 다음사이트의 토론방에 있는 이 글의 제목은 '존경하는 기장님'. 이 글은 사이트에 오르자마자 네티즌들의 접속이 이어지면서 20일 오후 5시 현재 18만 회가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스테이션 왜건'이라는 필명의 이 승무원은 "기장님의 노동은 힘든 수준이 아닙니다"라고 전제한 뒤 "기장님들은 여덟 시간 이상 비행하는 곳은 절반만 조종실에서 근무하고 절반은 최상위 클래스에서 쉬시잖습니까. 저희는 14시간을 비행해도 2~3시간밖에 못 쉬며 그나마도 일반석이나 쪽방 같은 벙커에서 쉽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회사가 겨우 수익을 낼 수 있는 휴가철에 고객과 회사수익을 볼모 삼아 그 많은 직원들에게 총부리를 겨누시는 것은 배신 행위"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비행수당이 봉급의 절반인 저희는 기장님들의 파업 때문에 비행 못한 만큼 수당을 손해봅니다"라고 하소연했다. "10년 넘게 승무원으로 일했다"는 이 네티즌은 노조의 안전운항 관련 주장에 대해서도 아프게 지적했다. "골프 때문에 피곤하시면 안전운항이 저해됩니다. 미국이나 영어권 나라의 관제탑에서 2류 조종사 취급을 받지 않으려면 영어실력을 더 쌓아야 합니다. 해외공항에서 (영어가 달려) 랜딩 순서가 밀려 고객까지 골탕먹잖습니까"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상준 아시아나 조종사 노조 부대변인은 "승무원이 쓴 것은 맞는 것 같다"며 "그러나 일일이 설명하기 힘들 정도로 오해를 너무 많이 하고 있는 것 같아서 조만간 지적한 사안을 인터넷을 통해 해명하겠다"고 말했다.

김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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