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백일장서 장원한 이유미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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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당신의 야식을 빚으며/일모를 닫는/아내의 작은 소망이어라.』
남편의 건강을 염려하는 빈처의 가녀린 손끝으로「식탁」이란 주제의 시상은 그렇게 마무리를 하고 있다.
11일 오전 한국문예진흥원 강당에서 열린 한국여류문학인 회(회장 강신재)주최, 제16회 주부 백일장에서 참가자 2백51명 중 영예의 장원은 시부의 이유미 씨(34·강남구 압구정동)에게로 돌아갔다.『너무 뜻밖이어서 어리둥절할 뿐이에요. 장려상에서 제 이름이 불려지지 않아 그만 돌아가려 했는데….』
시상식에 나온 그는 흘러내리는 눈물도 채 닦지 못한 채 한참동안 벅찬 호흡을 애써 가라앉히고 있었다.『짜임새 있는 구성과 소박한 문체로 남편의 귀가를 기다리는 여심을 잘 드러냈다』는 심사평을 받은 그의 수상작품「식탁」은『3평 짜리 방 한 칸을 빌어 살던 어렵던 신혼생활을 회상하며 시상을 구체화시켰다』고 한다.
『그이가 전문의 자격을 딴 지금은 비교적 안정된 생활이지만 예전에는 참 어렵고 고통스런 생활이었어요. 그러나 그 때의 행복은 초라한 식탁에 마주앉아 그의 표정을 읽는 것이었죠.
「식탁」이란 주제를 받았을 때 과거에 묻어 두었던 얘기를 써야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주부 백일장의 3번째 참석자이자 신춘문예 고정 단골인 그는 오늘의 영광을 한 가지 주제를 실정, 하루의 일과를 정리해 오는 일기 덕분이라고 덧붙인다.
부군 이방헌 씨(38·의사)사이에 1남1녀를 둔 그는 공주사대 국어교육과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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