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5㎞ vs 159㎞, 눈 깜짝할 틈을 뚫어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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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밴덴헐크(삼성·左), 소사(넥센·右)

2승2패. 한국시리즈(KS·7전4승제)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삼성과 넥센의 KS 대결은 서울 잠실로 옮겨 10일부터 진행된다.

 3경기 안에 승부가 결정되는 초단기전이다. 염경엽(46) 넥센 감독은 지난 8일 KS 4차전을 9-3으로 이긴 뒤 “지난 경기는 잊겠다. 앞으로 3전2승 승부”라고 말했다. 염 감독이 자신있게 던진 말은 삼성의 정규시즌 우승 프리미엄이 거의 사라졌다는 뜻을 담고 있다.

 삼성은 3차전에서 3-1 역전승을 거뒀지만 4차전에서 대패하면서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그러나 힘은 여전히 삼성이 앞선다. 10일 5차전 선발로 에이스 밴덴헐크를 내세운다. 1차전에서 최고 시속 155㎞ 강속구를 던지며 6과 3분의1이닝 2실점했던 밴덴헐크는 닷새간 충분히 쉬며 5차전을 준비했다.

 반면 선발 싸움에서 밀리는 넥센은 에이스 밴헤켄을 한 경기 앞당겨 4차전에 쓰는 바람에 5차전에는 소사를 내보낸다. 플레이오프 1·4차전에서 최고 시속 159㎞의 빠른 공을 던진 소사는 KS 2차전에서 2와 3분의2이닝 6실점으로 부진했다. 게다가 벌써 포스트시즌 네 번째 등판을 하게 됐다. 소사가 밴덴헐크와 속도전을 벌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객관적 전력을 보면 6차전 이후 승부도 삼성이 유리하다. 삼성은 6차전에 윤성환, 7차전에 장원삼을 선발로 쓴다. 윤성환은 2차전에서 7이닝 4피안타 1실점, 장원삼은 3차전에서 6과3분의1이닝 3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다. 이들 모두 가을야구 경험이 많고, KS에 직행해 힘을 충분히 비축했다. 장원삼은 “아무래도 잠실에서 던지면 투수 마음이 편하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넥센의 주무기인 홈런포가 넓은 잠실구장에선 위력이 떨어질 거라는 게 삼성의 기대다.

 분위기는 넥센이 더 좋다. 아쉽게 3차전을 내줬지만 4차전 반격에 성공한 덕분이다. 앞선 경기에서 내내 부진했던 서건창은 4차전에서 두 차례 출루해 2도루, 2득점을 기록했다. 또 이택근과 유한준의 홈런포까지 터져 박병호·강정호를 지원하고 있다. 넥센은 올해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 잠실 18경기에서 12승6패로 성적이 좋았다. 잠실이 넓다고 해서 넥센 타자들 기가 죽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넥센은 승부를 최종 7차전까지 끌고간다면 우승 확률이 높다고 믿는다. 4차전에서 7이닝 1실점으로 호투한 밴헤켄이 다시 나오기 때문이다. 4차전에서 6회까지 무피안타·무사사구·무실점 피칭을 해 투구수도 80개에 불과했다.

 이순철 SBS 해설위원은 “넥센은 뒤로 갈수록 투수력이 떨어진다. 반면 삼성은 강한 선발진이 기다리고 있다”며 삼성의 우세를 전망했다. 김인식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장은 “넥센이 3차전(1-3 역전패) 같은 실수만 하지 않으면 된다. 7차전에서 밴헤켄을 쓸 수 있어 넥센이 유리하다”고 평했다.

김효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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