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 강의실 몰카 설치 파문

미주중앙

입력

하버드 대학이 강의실 내에 몰래카메라(몰카)를 설치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6일 보스턴글러브 보도에 따르면 하버드대는 학생들의 출석률에 대한 연구를 진행할 목적으로 지난 봄학기에 10개의 강의실에 몰카를 설치해 교수와 학생 2000여 명의 사진을 촬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 4일 교수회의에서 처음 공개됐는데 대학신문인 '하버드 크림슨'이 5일 이를 알리면서 학교 내에서 인권침해 논란이 크게 일고 있다.

특히 지난해 학교 측이 교직원과 학생들의 e메일 계정을 무단 검열한 사실이 드러나 올해 전자통신정책을 감독하는 위원회까지 구성한 터라 반발이 더 커지고 있다.

카메라 설치는 이 대학의 '학습과 교육 이니셔티브'에 참여한 연구원들이 피터 볼 교육담당 부학장의 승인 아래 진행해온 연구 작업의 일환으로 시행됐다.

카메라가 강의실 내 풍경을 1분 단위로 촬영한 후 컴퓨터 프로그램이 이미지를 분석해 강의 도중 얼마나 많은 좌석이 비어 있는지 자동으로 계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대학 측은 감시 대상이 된 강의와 사진이 찍힌 학생들의 명단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논란이 일자 볼 부학장은 "이번 연구는 대학의 심의위원회에 사전 보고돼 '사람을 주제로 한 연구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결정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연구의 편향성을 방지하기 위해 교수와 학생들에게 사전에 관찰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며 "이 연구는 학생 개인을 추적하거나 교수를 평가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마이클 패트릭 러터 대학 대변인은 성명서를 내고 "볼 부학장이 사진을 찍힌 모든 학생들을 확인해 이미지 폐기 사실을 개별적으로 통보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한편 드류 파우스트 하버드대 총장은 이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생각한다"며 "전자통신정책 감독위원회가 조사에 착수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기수 기자 kspark206@koreadaily.com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