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점점 복잡해지는 트레이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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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미국 세인트루이스 김용철 특파원] 메이저리그가 11일(한국시간) 전반기 마지막 경기를 끝으로 '올스타 브레이크'에 들어갔다. 3일간 선수들은 넉넉한 마음으로 올스타전에 출전하거나 휴식을 취하며 후반기를 준비하게 되지만, 구단에게는 트레이드 마감시한(현지시간 7월31일)을 앞두고 물밑 접촉을 하는 가장 바쁜 기간 중 하나다. 최근 두드러지는 모습 중 한가지는 한 트레이드에 여러명의 선수가 연관되는 모습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 전통적인 '1대1' 방식이 아닌 '1대 다자', 혹은 '다자 대 다자', 심지어 현금 보상이나 지명권이 포함되거나 여러 구단이 여러 선수들을 놓고 삼각, 사각 거래를 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거래 내역이 너무 복잡해 쉽게 이해가 가지 않을 때가 있을 정도다. 조금이라도 손해보는 느낌이 있다면 그에 해당하는 선수나 금전적 보상을 요구하는 당연한 논리이지만, 최근에는 그 정도가 날로 세분화되고 있다. 개별 선수마다 에이전트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각 에이전트의 이해 관계를 고려하다 보면 선수의 평가나 보상 기준은 정밀해 질 수 밖에 없는 것. 하지만 최근 무게를 얻고 있는 또 다른 이유는 다름 아닌 '보험론'이다. 대형 트레이드의 경우 구단주부터 많은 사람들이 트레이드에 직간접적으로 관련된다. 수많은 구단 스카우트들의 보고서와 코칭스태프의 요구, 여러가지 내외적인 상황 등을 종합해서 최종 결정이 내려지며, 이러한 과정에서 트레이드의 성패에 대한 책임을 물을 사람은 반드시 생겨나게 된다. 트레이드를 통해 팀 전력이 증강되었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금전적, 기회비용 손실에 대한 책임을 물을 희생양이 반드시 필요하기 마련. 따라서 트레이드에 관련된 모든 사람들은 저마다 위험 분산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특정 선수 한명에게 올인했다가 그 선수가 부상이나 부진으로 전혀 활약을 하게 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서 여러 선수들이나 조건을 연관시키는 것이다.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스카우트 팀 키스너는 "예전에는 어느 정도의 판단 착오는 용납이 되었지만, 몇 년 전부터 모든 거래의 책임 소재를 따지는 분위기다. 그 누구도 단정적인 판단이나, 긍정적인 단 한가지 경우만을 상정하려고 하지 않는다"라며 현실을 인정했다. 야구가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그에 수반되는 기타 요소들도 동반 발전함에 따라 이러한 복잡한 트레이드 양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참고적으로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많은 선수가 연관된 단일 트레이드는 1954년 11월18일 전격 단행된 뉴욕 양키스와 볼티모어 오리올스간의 거래로, 10명의 선수가 양키스 유니폼을 입었고, 9명의 선수가 볼티모어로 둥지를 옮겨 무려 19명의 선수가 관련된 트레이드다. 하지만 이들 19명의 선수 중 제대로 된 활약을 보인 선수는 단 한명도 없다. 미국 세인트루이스 = 김용철 특파원 기사제공: 마이데일리(http://ww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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