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억 대출 알선 받고 어음 92억 줘|꾼돈 없어 직접 피해 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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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태양금속 전무 한달삼씨>
『이처럼 어이없이 당할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피해는 없다면서 태양금속의 한달삼 전무는 놀란 가슴을 진정치 못한다.
-최초로 돈 관계로 장씨를 만난 것은.
▲지난 4월15일 하오2시쯤 롯데호텔 대화산업 사무실에서였습니다. 장 여인은 이때 조흥은행 본점 영업부장과 동양증권 한석출 사장을 불러 저를 소개한 뒤 저에게 조흥은행에 가서 15억원을 긴급대출 신청하라」는 거였어요.
장 여인은 그러면서『태양금속은 자동차 부품 생산업체인데 요즘 자동차 산업이 침체상태고 규모가 작아 단자회사에서 거래를 꺼리고 있는 것 같으니 다른 방법으로 자금을 동원할수 있는지 알아보자』고 했다.
-회사어음을 만들아 오라고 한 것이 언제인지….
▲4월 27일이었어요. 청운동 자기 집으로 나를 부르더니「회사어음을 작성해 오라」며 「단자회사나 사채시장에 태양금속도 큰 액수의 어음을 발행할 수 있다고 선전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어음을 끊어 준 것은 언제인지….
▲그날 하오 10억원 짜리 어음 5장을 갖고 오라해서 27일과 28일 이틀간 모두 92억원의 어음을 발행해 장 여인에게 갖다 줬습니다.
-현금을 받은 것은 없는지…
▲없습니다….
-회사의 피해는….
▲장 여인이 우리 어음 중 60억원을 조흥 은행 덕수 지점과 우도지점에 넣고 현찰을 빼내려했으나 수사당국에 의해 어음 동결령이 내려져 부도는 나지 않았습니다.
나머지는 32억원의 어음을 장 여인이 어떻게 처리했는지 모르지만 돈을 꿔 쓴게 없어 피해는 없습니다.
(한 전무는 장 여인으로부터 보관증만 받고 어음을 건네줬으며 ▲장 여인이 거물이라고 믿었고 ▲액면 10억원 짜리 어음은 사채시장에 돌릴 수 없을 것으로 판단, 어음을 끊어줬다고 했다.)
-회사 사정은.
▲지난 54년 설립돼 자동차 볼트 등 부품을 생산하고 있는데 연간외형 거래액이 1백50억원에 이르고 있으며 79년 이후 불황으로 은행 부채가 70억원 가량 되지만 부도위기는 아닙니다.<이석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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