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학회 부회장 선출된 김웅래 교수, "만담을 다시 보고 싶다"

중앙일보

입력

[마이데일리 = 김한준 기자] '유머1번지' '한반도 유머 총집합' 등 한국의 대표 코미디를 연출했던 코미디계의 대부 김웅래 인덕대 방송연예과 교수(전 KBS PD)가 '한국웃음문화학회(가칭)'의 수석 부회장으로 선출됐다. 김 교수는 8일 오후 2시 서울 혜화동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별관에서 개최된 '한국웃음문화학회 창립대회'에서 참석인원 120여명의 만장일치로 수석 부회장으로 뽑혔다. 학회 회장에는 서대석 서울대 교수가 역시 만장일치로 선출됐다. 김 교수는 "현장에 있는 연기자들과 여러 학자, 교수분들의 만남을 추진해 머리를 맞대고, 가슴을 맞대고, 무릎을 맞대고 얘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그런 과정 가운데서 결과물 역시 생겨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는 선출 소감을 밝혔다. 그는 "PD 활동을 하면서 늘상 듣기 싫었던 소리가 '저질이다' '소재가 한정돼 있다'라는 말이었다"며 "연구를 통해 이 2가지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한국 방송 시스템의 허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예전에는 코미디 프로에서 재담, 만담 등을 쉽게 볼 수 있었지만 현재는 찾아보기 힘든 이유가 시스템 탓이라는 얘기다. 그는 "영화나 연극이나 방송 코미디는 지원이 많이 되기에 시스템상 발전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만담은 가내 수공업적인 측면에만 머물러 있다. 그렇기에 만담이 찬란히 부활되지 못하고 사장되고 있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웃찾사, 웃으면 복이 와요, 개그콘서트 등도 물론 사랑받아야 하지만, 잊혀져 가는 만담이 안타깝다"며 "만담이 부활하는데 조금이나마 일익을 담당하고 싶다. 과거에 숨겨져 있던 조크북들을 복간해 내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장에 있는 것만으로 안 되고 이론만으로도 안 된다고 생각해 학회를 창립하게 됐다"며 "연기자와 학자들의 상호협력이야말로 극대화된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많은 인원들을 어떻게 학회에 합류시켰느냐는 질문에 그는 "다들 자발적으로 모인 것이다. 학회 창립 소식을 듣고 자진해서 모인 사람들이 대부분이며, 물론 개인적으로도 많은 노력을 했다"고 밝혔다. "개인경연자으로 치닫고 있는 방송 코미디를 바꾸겠다"는 개그맨 엄용수의 주장에 대해 김 교수는 "웃음은 '패션'이다. 복고품도 물론 있지만 시대에 맞게 따라가야 한다. 과거와 같은 유머1번지만이 능사는 아니다"라며 "무엇을 바꾸겠다는 것이 아니고 과거에 있었던 소중한 것들을 보존하고 싶은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웅래 교수는 학회창립과는 별도로 코미디 박물관 건립에 힘을 쏟고 있다. 강원 평창에 들어설 코미디 박물관은 대한민국 웃음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으로 김 교수는 30년간 PD 활동을 하면서 수집한 각종 코미디 자료를 기증했다. 개그맨 구봉서, 배삼룡, 전유성, 심형래 등이 코미디 박물관 추진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웅래 인덕대 교수가 8일 열린 '한국웃음문화학회 창립대회'에서 수석 부회장으로 선출된 소감을 얘기하고 있다. 사진=김한준 기자] 김한준 기자 기사제공: 마이데일리(http://www.mydaily.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