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신주류 핵심 신당 주도권 다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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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신주류의 핵심 인사들이 신당 창당의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신당 그림이 누구의 손에 의해 그려지느냐에 따라 같은 신주류라도 향후 입지가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신당 탄생으로 재편될 여권의 권력 질서, 차기 대권 등을 염두에 둔 경쟁까지 겹쳐 앞으로 갈등이 일어날지 모른다.

신주류 중진인 정대철(鄭大哲)대표는 1일 고위 당직자 회의에서 처음으로 신당 추진 입장을 밝혔다. "정치 개혁과 국민 통합을 원하는 모든 세력과 함께 가는 신당은 국민적 요구이자, 시대적 요청"이라며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이른바 '통합 신당'을 주장한 것이다. 당내 동교동계 등 구주류를 배제하지 않겠다는 얘기다. 김원기(金元基).김상현(金相賢)고문 등도 같은 생각이다.

鄭대표의 이날 언급은 정동영(鄭東泳).천정배(千正培).신기남(辛基南)의원 등 신주류 강경파를 의식한 것으로 분석된다. 50대 재선 의원인 이들 3인이 신당 추진의 초반 흐름을 주도했기 때문이다.

鄭의원 등은 민주당의 4.24 재.보선 패배를 계기로 지난달 28일 밤 전격적으로 신당 창당을 결의해 이슈를 선점했다. 이들은 '개혁 신당'을 모색하고 있다. 구주류는 될수록 빼겠다는 강경 입장이다.

鄭.千.辛의원은 "통합은 국민통합이어야지, 당내 통합은 아니다"고 말한다. 이들 뜻대로 '개혁 신당'이 탄생하면 여권엔 대폭적인 물갈이가 이뤄질 것이다. 신당은 젊은 강경파의 손에 의해 움직일 것이고, 신주류 중진의 입지는 좁아질 가능성이 크다.

鄭대표 등 중진그룹이 걱정하는 것은 바로 이점이다. 그래서 "모두 끌어안아야 분당이 안된다"는 논리로 강경파를 견제하기 시작한 것이다.

鄭대표와 김원기.김상현 고문 등은 앞으로 '6인 중진회의'에서 신당 추진의 방향을 잡아나간다는 생각이다.

통합신당론의 확산을 위해 구주류 핵심인 한화갑(韓和甲)전 대표와 박상천(朴相千)최고위원 등을 끌어들인다는 계획이다. 방미 중인 韓전대표는 귀국 후 입장을 밝힐 방침이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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