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게릴라』무력행사 사전예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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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이스라엘의 이번 FP바논의 PLO군사기지 폭격은 시나이반도반환과 때를 같이해 있을지도 모를 PLO의 도발을 사전에 봉쇄하기위한 예방 조치라 할수 있다.
이번 폭격이 시나이반도 반환작업을 예정대로 25일 완료한다는 이스라엘 내각의 결정이 내려진뒤 수시간만에 감행됐다는 사실은 이같은 점을 뒷받침해준다.
팔레스타인문제의 아무런 해결없이 시나이반도가 예정대로 이집트에 반환된다는것은 PLO측에서 볼때 중동문제가 이스라엘전략대로 움직여지는 것이고 이것은 곧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창설이라는 그들의 목표가 점점 현실에서 멀어지는것을 뜻한다.
이스라엘전략이라는 것은 아랍권을 양분해 아랍권을 약화시키고 팔레스타인의 독립을 저지시킨다는 것. 이러한 목적을 위해 이스라엘은 시나이반환이라는 미끼로 이집트를 킴프데이비드평화체제속에 묶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PLO는 시나이반도반환에 때를 맞추어 그들의 의사를 무력에 호소, 이스라엘과 함께 아랍권, 특히 이집트에 보이기위해 그동안 남부 레바논 이스라엘과의 국경지대에 군사력을 증강시켜왔다.
이같은 조치는 이스라엘측으로 볼때 작년 7월24일의 휴전을 위반하는 것이고 평화체제구축에 최대장애물이 될수 밖에 없었다.
최근 1∼2개월동안 군사력증강에 따른 군사충돌의 위험을 예고하는 우려가 계속되어왔고 결국 이스라엘은 「공격은 최고의 수비」라는 원칙대로 선제공격을 감행해 PLO의 의도를 꺾어버렸다.
그러나 이대로 주저앉아버릴 PLO가 아니고 보면 군사적 충돌은 계속될것이고 그러면 이번분쟁이 어디까지 확산될지 예측하기 힘들다.
특히 이번 폭격에서 출격한 이스라엘전투기들이 시리아 전투기들과 공중전을 벌여 시리아전투기2대가 격추되었다는 사실은 분쟁을 확산시킬 요인이 될수 있다.
결국 PLO가 어떻게 반격 하느냐와 시리아가 강경 아랍권을 뒤에 업고 어떤 태도로 나오느냐에 따라서 이번 분쟁의 확대범위가 결정될 것이다.
더우기 만약 시리아가 소련의 군사지원과 아랍권의 절대지지를 바탕으로 전면적인 이스라엘공격에 나선다면 새로운 중동전이 터질 우려마저 없지 않다. <이규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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