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녀, 상향식 스타시스템의 전형?

중앙일보

입력

[마이데일리 =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인터넷상에서 떠돌며 수많은 네티즌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일명 ‘떨녀’로 알려진 이보람씨(23, 경희대 무용과3년)가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동안 인터넷에서 떠돌며 그녀의 존재에 대해 궁금증을 갖던 많은 사람들이 3일 음악 케이블채널 m.net 녹화현장에 나타남으로서 어느 정도 해소됐다. 그녀는 이날 ‘Let's Coke Play-배틀신화’(8일 오후6시 방송)에 카메오로 나와 인터넷 스타가 된 과정을 얘기하고 화제를 모은 동영상을 공개한다. 떨녀가 세상에 알려진 것은 지난 4월. 대학로에서 긴 생머리에 미니스커트 차림의 여성이 춤추는 장면을 촬영한 동영상이 인터넷 게시판에 올라오면서부터다. 이 동영상은 순식간에 인터넷을 달구며 수많은 네티즌들의 눈길을 끌었다. 네티즌들은 그녀의 춤이 마치 휴대전화의 진동처럼 부르르 떠는 것같다고 해서 ‘떨녀’라는 별칭으로 부르며 그녀의 존재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떨녀를 보면서 전통적인 스타 시스템의 판도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 스타 시스템의 전형은 연예산업의 주체, 방송사, 영화사, 그리고 연예기획사가 연예인 지망생을 공채나 오디션을 통해 발탁한 뒤 일정기간 연기와 노래 등을 교육시킨 뒤 대중매체에 데뷔시켜 연예인의 길로 들어서게 한 뒤 스타로 키우는 하향식 스타 시스템이 주류였다. 하지만 이러한 하향식 스타 시스템의 판도는 인터넷의 등장으로 변화의 조짐이 일었다. 바로 네티즌과 연예인 지망생이 특정인의 존재나 자신을 인터넷을 이용해 일반 네티즌들에게 알리고 눈길을 끌면 연예 기획사 등에서 이들을 발굴해 연예인으로 키우는 상향식 스타 시스템이 등장하게 된 것이다. 자신이 만든 음악 몇곡을 인터넷에 올려 스타덤에 오른 조PD, 그리고 인터넷 가요제에서 모습을 드러내 스타 가수로 올라선 성시경, 인터넷을 한동안 뜨겁게 달군 얼짱카페에 소개돼 연기자로 발돋음한 박한별, 남상미 등이 바로 상향식 스타 시스템으로 연예인이 된 사람들이다. 이러한 상향식 스타 시스템 시대가 도래하자 일부 연예 기획사는 이미 발굴한 연예인 지망생을 연예계 데뷔전 눈길을 끌기 위해 일부러 인터넷에 노출시키는 전략을 택하는 경향마저 생겨나고 있다. 떨녀역시 인터넷으로 주목받아 방송까지 얼굴을 내밀게 됐다. 조심스럽게 또 한명의 상향식 스타 시스템의 연예인이 등장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섣부른 예상마저 나오고 있다. 한정된 방식과 인원으로 연예인 자원을 발굴해 다양한 연예인 자원을 확보하는데 한계가 있는 기존의 하향식 스타 시스템에 비해 인터넷을 발판으로하는 상향식 스타 시스템은 다양한 재능과 끼, 그리고 외모를 가진 연예인 예비군을 선발할수 있는 이점이 있다. 하지만 상향식 스타 시스템으로 연예계에 데뷔한 상당수가 연기력과 가창력 부족으로 이내 대중의 시선에서 사라지고 있다. 특이한 행동과 빼어난 외모로 네티즌들의 눈길을 사로 잡을 수 있지만 연예인으로서 성공하려면 전문적인 자질과 능력, 그리고 연기력 및 가창력을 갖춰야한다. 인터넷 스타들중에서 대다수가 그러지 못해 대중의 냉정한 심판을 받아 대중의 관심권에서 멀어졌던 것이다. 인터넷 매체 특성상 순식간에 관심을 모을 수 있지만 그 사람에 대한 자질과 외모, 그리고 능력을 전면적으로 평가하기 힘들다. 하지만 텔레비전이나 영화 등 기존 대중매체에 노출되는 순간 대중의 전면적인 평가가 이뤄지기 때문에 상향식 스타 시스템으로 연예계에 데뷔하는 사람들은 분명 이점을 인지하고 연예인으로서 실력을 먼저 길러야 한다. 떨녀가 앞으로 연예계에 데뷔할지 알수 없다. 하지만 방송에 나오는 순간 그녀는 대중의 평가에서 인터넷처럼 열띤 관심을 불러일으킬 지는 미지수다. ['떨녀' 이보람이 방송 녹화를 위해 대학로에 모인 관객 앞에서 특유의 떨기 춤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 = 권태완 기자 kphoto@mydaily.co.kr ]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기사제공: 마이데일리(http://www.mydaily.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