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라·닭 함께 맛볼 수 있는<용봉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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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자라는 영물로 알려져 있다. 민간요법의 약재로서, 밑으로 파고드는 음성장수동물인 자라는 생냉감미하며, 껍질은 별갑으로, 고기는 별육으로 불려진다. 여름 더위를 이겨내는 보음제로서 특히 유명하고 그밖에 오래된 기침을 낫게 하고, 어혈을 풀어주며, 과로로 인해 땀을 많이 흘리게 하는 상습적인 미열을 치료하는데 탁월한 효능이 있다고 한다.
보혈강장제로 알려진 이 자라는 각종의 부인병에도 효험이 있다고 해서 단순한 약용으로만 알고있는 사람이 많다. 그려나 이 자라가 많이 서식하고 있는 영산강 일대, 특히 영산강지류인 황룡강과 보성천 일대의 전남지방, 경남 하동 일대의 섬진강변에서는 단순한 약용만이 아닌 별식으로 용봉탕을 손꼽는다. 용봉탕은 자라와 닭을 함께 삶은 것으로 마늘·파·생강·깻잎 등을 양념으로 하여 1시간 반 이상을 푹 고은 것.
원하는 사람에게는 요리하기 직전 간장종지 하나 정도의 자라피를 받아주기도 하는데 보통 소주에 타서 마신다고. 최근엔 방생의 일급품목으로 알려져 4월 초파일 무렵에는 품귀현상을 빚기도 하나 그때를 제외하고는 보통 한근에 5천∼7천원. 닭과 양념 값을 포함해 1만5천원 내외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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