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 이슈] 업계 부도 속 독야청청 주연테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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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중견 PC업체들이 잇따라 무너진 가운데에서도 주연테크컴퓨터는 경영실적이 오히려 좋아지고 있다. 지난 1분기 10만대 이상의 PC를 팔아 분기별 사상 최대 판매 기록을 경신했고 2분기에도 이런 추세를 이어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주력 제품도 사양 제품으로 꼽히는 데스크톱 PC다.

송시몬(사진) 주연테크 대표는 "15년간 데스크톱 PC에만 주력하며 쌓은 기술력과 생산경험, 철저한 애프터서비스(AS)가 생존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중견 PC업체들이 시장 상황에 따라 노트북 PC나 주변기기 등으로 눈을 돌릴 때에도 주연테크는 데스크톱 PC에만 주력했다는 것이다.

톡톡 튀는 서비스는 주연테크의 자랑이다. 소비자들이 PC를 산 뒤 한 달 안에 고장이 나면 아예 새 제품으로 바꿔주고, 맞벌이 부부를 위해 AS 시간을 오후 9시까지 연장했다. 또 대기업 브랜드에 뒤지는 신뢰도를 높이려고 업계 처음으로 부품 실명제와 최저가격 보상제 등을 도입했다.

송 사장은 중국산 저가 PC에 대해 "다양한 상품을 소량 생산하는 경우에는 중국보다 국내에 생산라인을 두는 게 훨씬 유리하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PC 및 부품업체들이 중국으로 옮기는 게 유행처럼 번지고 있지만 국내에 공장이 있어야 시시각각 변화하는 시장 수요에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에서 한 해 100만대 이상 생산하지 않을 경우 운송비나 영업.관리 비용 등을 따지면 원가를 줄이는 이점은 크지 않다고 했다.

송 사장은 "서울 가산동에 있는 연산 40만대 규모의 생산공장을 중국으로 이전할 생각이 없다"며 "최근엔 수요가 몰려 생산라인에 60여 명의 신규 인력을 충원했고, 2교대로 24시간 가동 중"이라고 말했다.

국내 PC 시장에 대한 전망도 낙관적이다. 앞으로 10년간 연간 300만 대 이상의 수요가 창출될 것으로 봤다. 그는 "PC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무조건 중국으로 몰려가기보다는 소비자 입맛에 맞는 제품을 다양하게 만들어 내면 어느 곳에서나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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