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부식이 먼저 자수 뜻 표명 최 신부가 서울교구와 협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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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1일 하오 11시쯤 서울 동부 이촌동 천주교 한강교회 사제관에서 만난 함세웅 신부는 『나는 내용을 잘 모른다. 원주의 최 신부가 나를 만나보라고 한 것은 그가 매스컴과의 접촉을 원치 않았고 내가 그의 선배가 되고 보니 나에게 떠맡긴 것 같다』고 했다.
함 신부는 문부식·김은숙의 검거를 1일 하오 2시가 넘어서 알게되었다면서 이들의 자수는 1일 최 신부와 서울 명동성당 서울교구와 협의아래 이루어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음은 함 신부와의 일문일답.
-문·김의 자수에 따른 과정을 아는가.
▲나는 내용을 잘 모른다.
-그렇다면 무엇 때문에 최 신부가 서울의 함 신부에게서 이야기를 들으라는 메모를 남겼는가.
▲내 이름을 언급한 것은 아마 기자들의 질문 등을 피하기 위해 선배인 나를 얘기했던 게 아닌가한다.(이때 어디선가 전화가 걸려오자 함 신부는 상대방을 최 신부라 지칭하며 라틴어로 통화했다.)
-문·김의 검거소식은 언제 알았나.
▲1일 하오 2시 반쯤인가 그들이 검거될 당시일 것이다. 미사에 참석하기 위해 명동성당에 갔다가 웅성거리는 소리를 듣고 알았다.
-경찰 발표에 따르면 최 신부가 자수를 권유한 것으로 되어있는데….
▲내 생각으로는 성직자가 도망자들의 의사에 앞서 자수를 권유, 형극의 길로 들어서게 할 리는 없다.
그들이 먼저 자수의 뜻을 밝혀 최 신부가 자수방법을 함께 논의하지 않았나 본다.
-논의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잘은 모르지만 듣기에는 최 신부가 31일 서울 명동성당에 이 문제를 협의해 와 이날 서울교구에서 대책을 논의한 뒤 모 수사기관에 연락한 것으로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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