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최경철, 준PO MVP 선정 "팀이 이기는 것만 생각했다"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준플레이오프는 마치 LG 포수 최경철(34)을 위한 무대같았다. 최우수선수 역시 그의 차지였다.

최경철은 준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모두 선발 출장해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팀도루 2위(154개)인 NC의 발을 완전히 봉쇄했다. 1차전에서 2번이나 폭투 때 뛰다 잡힌 NC 주자들은 최경철의 어깨를 경계해 제대로 달릴 수 없었다. 투수 리드 역시 안정감이 있었다. 공격에서는 기대 이상이었다. 15타수 8안타(타율 0.533) 1홈런 3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특히 시리즈 전체의 향방을 가른 1차전 1회, 3-0으로 앞선 상황에서 6-0을 만드는 3점 홈런이 인상적이었다. 잠실에서 열린 3·4차전에서는 최경철이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LG 팬들이 큰 환호성을 지를 정도였다. 최경철은 4차전 뒤 실시된 기자단 투표에서 유효표 50표 중 35표를 얻어 팀동료 이병규(등번호 7·13표)를 제치고 MVP에 선정됐다.

최경철(34)은 10년간 무명선수로 지냈다. 2003년 SK에 입단했으나 박경완(현 SK 2군감독)에 가려 출전기회를 얻지 못했다. 상무에서 군복무를 마치고 온 뒤에도, 2012년 5월 넥센으로 트레이드된 뒤에도 '1군과 2군을 오가는 선수'였다. 하지만 다른 포수들이 부진한 사이 성실함을 앞세워 자신의 자리를 만들어냈다. 지난해 트레이드된 최경철은 양상문 LG 감독의 믿음 아래 확고한 주전으로 성장했다. 그리고 처음으로 주역이 되어 치른 포스트시즌에서 야구인생의 꽃을 피웠다.

최경철은 "MVP를 받을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감사하다. 팀이 이기는 것만 생각했다. 3회에 선제점이 나오면서 경기가 쉽게 풀릴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선수들 모두 하나된 마음으로 경기를 한 것이 승리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포스트시즌에 올라온 뒤 마음이 편해졌고 타격감도 좋아졌다. 체력 부담을 덜면서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체력 부담에 대해서는 "사실 출루할 때는 힘들다. 숨이 턱까지 차오른다. 그래도 저는 시키는 대로 잘 한다. 달리라면 열심히 달린다"고 밝혔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