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단체 - 경찰 '숨바꼭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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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차 남북 장관급 회담이 열린 워커힐 호텔 주변은 경찰과 보수단체 인사들 간에 숨바꼭질의 연속이었다. 22일 납북인사가족협의회 회원 40여 명이 북측 대표단을 만나기 위해 호텔을 찾아 시위를 벌이는 등 회담 기간 내내 보수단체들의 시위가 이어졌다.

이에 따라 경찰은 서울경찰청.동부경찰서 병력 600여 명을 회담장 주변에 투입해 삼엄한 경계를 펼쳤다. 특히 경찰은 시위가 예상되는 단체 대표의 인상착의를 무전기를 통해 전하고 검문검색을 강화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그러나 23일 보수단체 관계자들이 호텔 진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최성용 납북자가족협의회 회장이 실신해 병원으로 실려가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에 앞서 북측 대표단 도착일인 21일에는 자유청년연합이 제작한 북한 체제 비난 플래카드의 내용을 북측 대표단이 문제삼아 호텔 도착이 30여 분 지연되기도 했다. 이 사건 직후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허준영 경찰청장에게 전화를 걸어 철저한 경계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도 대표단의 일정을 극비에 부치는 등 신경을 곤두세웠다.

정용수 통일문화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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