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엔 「그림의 떡」… 주택수요자금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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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정부가 주택택경기를 활성화시키고 내집마련의 기회를 넒히기위해 마련한 「3천억원규모의 주택수요자금융」이 서민들에게는 여전히 그림의 떡이다. 이 주택금융은 최고 l천만원까지를 3년거치 2년분할상환으로 꿔주는 것이지만 1천만원을 빌었을 경우 월이자만 13만3천여원으로 웬만한 월급장이들로서는 이자내기조차 어렵다.
지난달 20일부터 신청을 받고있는 이 주택금융신청이 예상보다 부진한 것은 융자조건이 너무 나쁘기 때문이다. 주택자금은 내집마련을 돕는것이기 때문에 장기저리여야 하는데 주택수요자금융은 말만 주택금융이지 단기 고리다.
13일현재 매입자금을 접수취급하는 국민은행에는 5천4백66건에 4백38억4천만원이 접수돼 이중 8백73건에 70억원의 돈이 나갔다.
하루평균 2백87건에 약20억원(건당 약8백만원)이 접수된 셈이다.
신축자금을 취급하는 주택은행에는 13일현재 8백65건에 75억5천만원(건당 8백73만원)이 접수됐다.
모두 1천억원을 풀겠다해도 실제 쓰겠다는 신청은 5백14억원밖에 안되는 것이다.
이 주택금융의 융자신청이 당초예상보다 부진한 것은 소득에비해 집값이 너무 오른데다가 막상 융자를 얻어도 이자를 부담하기가 너무 벅차기 때문이다. 실제 집없는 사람이 실수요자주택금융을 빌어 집을 살 엄두를 못내게끔 되어 있다.
빌은지 3년동안은 13만3천원의 이자만 내나 4년째부터는 6개월마다 2백50만원씩의 원금도 갚아야 하기때문에 실제 상당한 재력이 있는 사람이 아니면 그것을 감당할수가 없다. 정말집없는 사람에겐 그림의 떡인 것이다. 실수요자들은 주택금융이라고 생색만냈지 실제는 별 도움이 못된다면서 집없는 사람이 정말 혜택을 받을수 있는 장기저리의 주택금융제도마련을 요망하고있다.
이에대해 융자를 담당하는 주택은행과 국민은행은 고객들이 맡긴 은행자체자금으로는 장기저리의 주택금융을 실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주택금융이 주택경기활성화외에 내집마련이라는 복지적측면이 큰것을 감안, 정부가 재정자금을 내놓든지 은행에 이차보전을 해주든지해서 명실상부한 주택수요자금융을 실시해야한다는 여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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