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부일원에 지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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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강도3도의 지진이 14일밤11시37분54초부터 6초동안 서울을 비롯, 전국일원에 일어났다. 리히티지진계로 6·1을 기록한 이 지진(긴도계급 3)은 물체가 약간 떨리는 초진에 이어 0·3초후에 급습. 집이 흔들리고 그릇의 물이 출렁일 정도의 약진이었다. 15일 새벽0시31분과 0시53분에도 여진이 있었으나 진도O(무감)으로 지진계에만 기록됐다. <관계기사10면>
서울등 중부이북지방 일부주민들은 심야에 기습한 이 지진으로 놀라 잠자리에서 일어나 긴급대피하거나 기상대와 매스컴에 문의하는등 한때 소동을 빚었다.
중앙기상대는 15일 이번지진의 진앙이 서을 북서쪽15km의 수색과 예산사이지역이었다고 밝히고 그 여파는 주로 서울일원에 미쳤으나 두차례의 여진으로 일단 소멸된것같다고 말했다.
기상대는 이 지진의 강도가 서울 3도, 수원·인천·춘천·강진이 각각 2도, 서산·대전· 대천·제천·강릉이 각각 1도로 기록됐고 그밖의 지역은 지진계에만 기록되는 무감이었다고 밝혔다.
기상대에 지진기록기가 설치된 1905년이래 서울지역에서는 강도1의 미진이 8번, 강도2의 경력이 한번 있었으나 강도 3으로 기록된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최대지진은 진도5의 강력이었던 36년 지리산 쌍계사지진과 78년10월의 재산피해 5억여원을 낸 충남홍성지진이었다.
이번 지진으로 인한 피해는 거의 없는것으로 알려졌으나 진앙지가 서울에서 가까왔던 탓으로 여의도·반포·영동등 강남지역의 고층아파트촌에서는 지진의 강도를 민감하게 느꼈다.
서울압구정동 현대아파트84동 1102호 김한술씨(42)는 『TV를 보고있는데 갑자기 TV위에 놓아둔 유리잔이 흔들리는 듯 하더니 방바닥으로 굴러떨어졌고 앉아있던 의자가 밑에서 흔들듯 몸이 앞뒤로 흔들렸다』면서 자고있던 가족들을 깨워 밖으로 대피했다고 말했다.
서올휘경2동246 박삼수씨(42)는 『집전체가 무너져내릴듯 흔들리며 벽에 걸린 시계가 떨어져 박살났다』면서 마치 홍성지진의 재현같았다고 했다.
이번 지진이 각지역에 도달한 시각은 다음과 같다.
▲서울-23시38분54∼55초▲강릉-23시38분10∼17초▲서산-23시38분33∼41초▲청주23시38분33초▲제천-23시38분41∼42초▲대전-23시41분▲광주-23시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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