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러 코뮤니즘의 분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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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유러코뮤니즘이 폴란드사태를 계기로 분열되고 있다.
스페인 공산당과 이탈리아 공산당이 소련의「배후조작」으로 이루어진 폴란드군부의 노동자탄압을 비난하면서 탈소 독자노선을 선언한데 이어, 프랑스공산당까지 탈소노선을 추구하게 됨으로써 유럽정치판도에 큰 변화를 보이고 있다.
뉴옥 타임즈는 이런 상황을 가리켜 1948년 유고슬라비아가 소련과의 공동전열에서 이탈한것만큼 소련에는 중대한 위협이 된다고 설명한다.
스페인 공산당수 「카릴료」는 『소련을 중심으로한 노동자들의 혁명운동조직은 영원히 죽었다』고 선언했다. 유러코뮤니즘에서 가잠 강대한 대중적 기반을 갖고있는 이탈리아공산당의 「베를링구에르」당수도 『소련식공산주의는 공산주의가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오직 프랑스공산당의「마르셰」당수만이 탈소노선을 선언하면서도 소련의 아프가니스탄개입과 폴란드의 군쟁통치를 변명하는 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공산당의 탈소노선이 분명함에 비해 프랑스 공산당의 태도가 이처림 모호하긴 해도「모스크바의 장녀」로 알려질 만큼 소련과의 굳은 연대감을 지녔던 「마르셰」의 선회는 소련으로서는 층격이 아닐수 없다.
서구공산당이 이처럼 앞을 다투어 탈소노선을 추구하는 것은 우선 폴란드의 노동자탄압을 변호하는 태도가 국내의 지지를 상실하는 계기가 될것을 우려한 때문으로 분석된다. 서구의 정치인들이 소련에 대한 경계보복등 미국의 강경대응책에 미온적이진 하지만 자유사회의 근로계층이 보는 폴란드사태는 「비이성적 억압」으로 인식하는 것이 보편화해 있다.
프랑스 공산당이 폴란드 사태에서의 소련의 책임을 변호하고 있는 시기에 실시된 한 여론조사는 조사대상자의 61%가 이에 불만을 나타내고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바로 누벨 옵세르바튀르지의 조사인데 이 조사에서는 더 나아가 「마르셰」의 인기도도 반대가 49%, 찬성이 33%로 나타났다.
결국 유러코뮤니즘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독일노선울 걷지않을수 없는 상황이 유럽에서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이미 유러코뮤니즘이 소련의 혁명전략을 포기한지는 오래지만 폴란드 사태를 계기로 새로운 형태의 사회주의운동이 태동하고 있음도 주목할 일이다. 「카릴료」 는 소련식 공산주의는 사회주의 국가건설에 아무 도움도 안되며 공산주의의 분열을 막고 제3세계의 해방을 위해서는 「국제적인 연대노동」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베를링구에르」 도 제3의 사회주의운동이 필요하다고 말하면서 사회주의자와 사회민주주의자의 결합이나 공산주의자끼리의 결합까지 극복하는 새로운 이념을 제시하고 있다.
어쨌든 새로운 이념의 창출이 밑바닥을 도는 유러코뮤니즘에 어떤 활력소가 될지는 두고볼 일이나 폴란드 사태가 유러코뮤니즘에 끼친 부정적 영향은 장기화될 것이 틀립없다. 그것은 곧 인기도의 하락, 국내 지지기반의 상실로 연결될 것이 틀림없으며 이렇게되면 프랑스 사회당정당도 공산당과의 연합을 재고하는 사태가 오지않으리라는 보장도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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