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에서도 '피터팬 증후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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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중소기업에 이어 중견기업에서도 성장을 회피하는 ‘피터팬 증후군’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기업이 되면 더 많은 규제를 받기 때문이다.

 이승철(55·사진)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은 17일 전경련 추계세미나에서 “최근 5년간 중견기업 2505개사 중 대기업으로 성장한 기업은 단 2개(한국타이어, 현대오일뱅크)에 불과하다”며 피터팬 증후군을 우려했다. 전경련에 따르면 2011년 이후 30대 그룹에 신규 편입된 그룹도 전혀 없는 상황이다. 2002~2010년에는 한해를 빼곤 매년 적어도 1곳이 30대 그룹에 새로 얼굴을 내밀었다. 이 부회장은 “기업의 크기를 기준으로 규제를 하다 보니 생기는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이 부회장은 단적인 예로 자산 5조원 이상 기업이 정체하고 있는 현상을 들었다. 2003년부터 2007년까지는 자산 5조원 이상 그룹이 12개 증가했다. 그러나 2009년부터 5년간은 9개 증가에 그쳤다. 올해는 오히려 한 곳이 줄어들었다. 이 부회장은 “자산 5조원을 넘어서는 순간 순환출자금지, 영업시간 제한 등 44개의 규제를 받게 된다”며 “자산 2조원을 기준으로 규제했던 과거에는 2조원 미만에서 기업 성장을 멈추는 현상이 있었다”고 진단했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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