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는 더워지고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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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인간이 뿜어내는 2산화탄소(CO₂)에 의한 온실효과는 오래 전부터 지구기온을 상승시키는 원인으로 주목돼 왔다. 최근 미상무성의「에드킨즈」씨(기상연구실주임연구원)와「에프스타인」씨는 지난40년간 세계의 해면이 13㎝나 상승했다며 이것은 남극의 빙하가 대량으로 녹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계산에 따르면 40년간 녹은 얼음양은 4만1천 입방㎞이며 이양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지구상의 얼음의 90%는 남극에 있는데 이것이 전부 녹을 경우 수면은 63m가 상승, 지구상의 대부분의 도시는 물에 잠기게 된다.
앞의 두 사람은 남극의 빙하가 녹는 원인으로 탄산가스로 인한 온실효과를 들고 있다. 이들은 대기중 2산화탄소의 양이 급증, 빙하가 녹고 바닷물이 팽창해 이변을 일으킨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럼 점점 농도가 높아가는 2산화탄소는 어떻게 해서 기상문제를 일으키는가.
지구, 특히 북반구지역은 지난 2백여 년의 산업화로 2산화탄소의 농도가 변화된 것이 사실이다.
미국 스크립스 해양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1860년 대기중 2산화탄소의 양은 2백70PPM이었다. 그러던 것이 1970년에는 3백10PPM을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석탄·석유사용의 증가, 삼림의 감소, 해양오염에 따라 인간은 자연의 균형을 깰 만큼 2산화탄소를 내뿜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2산화탄소가 일으킨다는 온실효과란 무엇인가.
지구가 수 천년 동안 거의 일정한 기온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태양에서 받는 열량과 다시 우주공간으로 내뿜는 열량이 균형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즉 낮에는 받고 밤에는 방출해 받은 만큼 내보내는 것이다. 그러나 대기중의 2산화탄소의 양이 늘어나면 들어오는 열량에는 적은 영향을 주지만 방출하는 열의 차단효과는 커, 기온이 상승, 이상기후를 일으키게 된다.
매년 5%씩 세계의 연료소비량이 늘어간다고 하면 20세기말 2산화탄소의 양은 4백PPM에 달한다. 이 때 지상의 평균기온은 현재보다 0·5∼1·0도정도 상승된다.
만일 현재보다 2배로 농도가 급증하면 지상의 평균기온은 약2·5도 상승, 극지의 얼음이 녹으면서 해안근처의 도시들은 거의 수몰상태가 된다.
현재 세계의 연료소비량은 매년6%씩 늘고 있으나 북반구에서 기온이 상승했다는 뚜렷한 증거는 없이 오히려 기온이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해 기온상승설을 주장하는 전문가들은「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미 기상학자「데이먼」박사는『북반구는 산업사회가 집중돼 대기 중에 2산화탄소뿐 아니라 대량의 먼지와 티끌을 뿌려대고 있다. 이것이 태양 빛을 차단해 북반구는 일시적으로 기온이 떨어지는 것이다. 이 먼지는 북반구에는 영향을 주지만 남반구까지는 도달하지 못하고 비에 씻겨 내려온다. 이 때문에 남반구는 더워진다. 조금 더 2산화탄소가 늘어나면 북반구도 더워지게 될 것이다』고 주장한다.
지구의 기온을 상승시키는 요인은 2산화탄소 외에도 몇 가지가 더 있다.
이중 대표적인 것이 대기중의 수증기. 수증기는 2산화탄소와 마찬가지로 지구가 방출하는 열을 흡수한다.
대기중 수증기의 알맹이가 4PPM증가하면 지표면의 기온은 0·5도 상승한다. 수증기양의 변화를 가져오게 하는 것은 비행기·로키트 등이다. 이들이 내뿜는 양은 얼마 되지 않으나 비행하는 고도가 수증기의 양이 적은 성층권이라는데 문제가 있다.
성층권, 또는 그 이상의 대기권은 적은 수증기양의 변화에도 민감히 반응, 그 영향은 큰 결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콩코드와 같은 초음속여객기가 내뿜는 수증기의 양은 매초 0·4㎏에 달한다.
미국대기과학연구소의「케로그」박사는 온실효과와 수증기의 상승작용이론을 전개하기도 한다. 즉, 대기중에 2산화탄소가 증가하면 온실효과로 기온이 상승하고, 기온이 높아지면 수증기의 증발이 왕성해 공기중에 수증기가 늘어난다.
수증기는 또 온실효과를 일으켜 기운상승을 가속화시킨다는 것이다.
인간활동이 지구의 기후를 바꾸어 놓을 것인지 확신할 수는 없지만 대도시의 도심과 외곽의 온도차가 나타나는 열섬(열도=히트아일랜드)현상은 하나의 좋은 예로 설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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