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자최초로 PLO 본무 방문취재|미국만 손떼면 이스라엘 치는 건 시간문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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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이스라엘과 중동문제전반에 관한 PLO의 기본인식은 어떤 관점에 바탕을 두고 있는가.
▲이스라엘이란 민족단위도 아니고 사회단위도 아니며 제국주의와 식민주의의 촉수에 지나지 않는다.
2천년전에 씌어진 구약성서에 근거를 가지고 유대인 단일민족국가를 세우겠다니 그런식으로 세계영토를 재분할한다면 혼란이외에 무엇이 있겠는가.
이스라엘이 미국의 도움없이 경제적으로나 군사적으로 생존할 수 없다는 점은 분명하다. 따라서 이스라엘은 식민주의와 단절해서는 지속될 수 없는 집단이다.
-하지만 이미 네차례의 전쟁을 겪으면서도 33년동안을 한 국가의 형태로 존속해 온 이스라엘의 존재를 기정사실로 인정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피하지 않겠는가.
▲물론 우리도 이스라엘이 상당기간 존속하리라는 것을 알고있다. 앞으로 20년 또는 30년을 더 존속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언젠가는 그런 비정상상태가 변하게 된다. 중동지역은 석유라는 중요한 자원을 가진 곳이어서 제국주의자들이 이 자원을 관장할 필요가 있는 한은 이스라엘을 존속시키려 할 것이지만….
-그렇다면 PLO는 단기적으로나마 이스라엘의 존재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그 바탕에서 요르단강서안과 가자지구에 팔레스타인국가를 세우는 댓가로 이스라엘의 존재를 공식 인정하는 평화안을 받아들일 용의가 없는가.
▲먼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우리가 이스라엘보다 더 강력한 무기를 가져야만 이스라엘을 극복할 수 있다는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라는 점이다.
미국보다 약한 베트남이 미국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사실이 그것을 입증해 준다. 우리는 계속 투쟁할 것이다.
일단 이점을 확인한 다음 덧붙이고 싶은 말은 PLO는 이미 14차 팔레스타인 민족회의에서 『적이 철수하는 여하한 지역』에서도 우리국가를 창설하겠다는 결의를 했다. 이 결정은 요르단강서안과 가자지구에 팔레스타인국가를 창설할 용의가 있다는 점을 포함한다.
우리도 다른 민족들처럼 인간이다.
평화를 원하고 가족들과 함께 평화로운 삶을 영위하기를 원한다. 그러나 우리는 고향을 잃고 멀리 떨어져 살고 있다.
아무도 우리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우리는 고향에 돌아가야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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