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세 입사 3년차, 잠실 '스타파크' 지휘자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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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도 없는 어린 나이에 중책을 맡았지만 분양에는 성공할 자신이 있습니다." 서울 송파구 잠실에서 이달 말 분양하는 대규모 주상복합아파트 단지의 분양 소장에 입사 2년 남짓 된 여사원이 파격적으로 발탁됐다.

포스코건설 건축사업본부 마케팅팀 강민이(25.사진)씨. 직급은 기사로, 다른 회사로 치면 사원급이다. 포스코건설은 새내기나 다름없는 여자 평사원을 이달 말 송파구 신천동에서 분양하는 주상복합단지 잠실 포스코 더 샾 스타파크 분양 마케팅 현장 지휘자로 임명했다. 평사원인 20대 여성이 아파트 분양소장을 맡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삼성건설이 지난 2000년 과장급 여성을 분양소장에 임명한 적이 한 번 있었을 정도다. 강씨는"지난 달 말 분양 소장에 내정됐다는 통보를 받고 처음에는 믿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내가 과연 이런 엄청난 일을 감당할 수 있을까 불안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아파트 분양소장은 민원 처리 등 거친 일이 많아 남성의 고유영역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특히 잠실 스타파크는 사업비가 3000억원대에 이르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다른 건설회사라면 아마 차장급 이상이 분양소장으로 임명됐을 것이다.

고려대 건축공학과 98학번인 강씨는 이에 대해 "스타파크 주상복합은 고가.고급 제품이어서 회사 측에서 평면이나 마감재에 밝은 사람을 고르다 보니 건축공학 전공자를 분양소장 적임자로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포스코건설의 한 임원은"강씨가 화성 동탄신도시 시범단지 등 5~6건의 분양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현장 경험을 쌓은 데다 스타파크 주요 고객이 강남권 주부들인 점을 감안해 이들의 마음을 잘 읽으라는 뜻에서 젊은 여성을 내보냈다"고 설명했다. 조대연 마케팅 팀장은 "여성이지만 꼼꼼하면서도 다부진 업무처리 능력을 지니고 있어 분양 소장 역할을 무난히 해낼 것"이라고 평가했다.

"모델하우스에 일하는 직원이 한 50여명은 될 겁니다. 대부분 저보다 나이가 많아 '통솔'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일방적인 지시보다는 열린 대화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 겁니다." 강씨는 여성 특유의 섬세한 감각을 살려 고객이 감동할 수 있는 마케팅을 펼칠 계획도 밝혔다. 그는"이번 분양소장이 주택 마케팅 분야 전문가의 꿈을 이루는데 소중한 경험이 될 것 같다"며 "마케팅 기획을 위해 고객의 사소한 목소리도 귀담아 들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 신천동 옛 하나은행 부지에 짓는 잠실 스타파크는 아파트 50~100평형 213가구, 오피스텔 27~58평형 119실 등 총 332가구(실)로 이달 말 분양할 예정이다.

글=박원갑, 사진=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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