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 가장…병든 어머니·동생 돌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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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효행대상을 받은 심해룡군은 올해 17세의 서울기계공업고등학교 배관용접과2학년재학생. 심군의 가족은 4명. 아버지 심창수씨(45)와 어머니 현태분씨(35), 그리고 여동생 용녀양(9)등이다. 심군은 이4명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다.
심군이 사는 신정2동은 안양천변의 영세민촌. 심군 가족은 이동네에 1평남짓한 셋방을 얻어 살고 있다. 아버지는 군복무시지뢰폭발사고로 왼쪽다리가 불구다. 가족의 생계를 위해 버스에서 껌팔이등을 하다가 79년 10월 소매치기일당에 휩쓸려 지금 안양교도소에 복역중이다. 어머니는 14년전부터 정신이상이되어 앓고있어 대·소변을 받아내야 할 정도로 중증이다.
자신은 굶는 한이 있더라도 쌀을 구해 세끼를 따뜻이 보살피고 내의를 하루가 멀다하고 깨끗이 빨아 갈아 입히곤 한다. 그리고 1주일에 한번씩은 사식을 마련해 아버지를 면회하는 정성을 드림으로써 그를 새사람이 되도록 했다.
행상·신문배달·새마을취로사업·식당종업권 및 공장직공 등의 고난속에서도 심군의 성격은 명랑해서 늘 미소를 띤채 구김살을 찾아볼 수가 없다. 학교성적도 장학금을 타고 있을 정도로 우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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