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의 꿈을 키우는 혼혈청년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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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혼혈아들이 타고난 음안의 재질을 통해 사회적인 냉대의 벽을 뛰어넘기위해 만든 작은 모임 로크그룹.
감미로운 기타의 선율에 맞추어 노래하는 가수후보생들의 표정이 티없이 밝다.
서울 광희동1가1006 함정필·함중아형제작곡사무실. 기타소리·드럼소리…. 3평 남짓한 연습실은 온통 10여명의 혼혈년들의 합창으로 가득하다.
함정필씨는 『혼헐가수들은 음색이나 성량, 그리고 몸놀림에 천부적인 재질이 있다』며 『이런 재질들로 혼혈가수들이 가요계를 주름잡을 날도 멀지않다』며 기염을 토한다.
현재 인기정상을 달리는윤수일·함중아·박일준·인순이등이 대표적인 혼혈가수들.
현재 이 작곡사무실에서 음악공부를하는 가수지망생들은 모두 12명. 합숙을하며 서로 같은 저지·환경에서 자랐다는 동질감으로 뭉쳐 형제처럼 지내고있다.
지난69년 혼혈인들의 단체인 한국혼혈인협회(회장김철수·31)가 발촉되었으나 친목유지의 수준에 머물뿐 혼혈인들의 권익이나 복지를 위해 일할 수 있을만큼 조직화 돼있지 못하다.
때문에 이들의 가장 큰 목표는 혼혈인들의 권익을 옹호할 수 있는 조직적인 이익단체를 만드는 것. 그리고 1차사업으로 「한미수교l백주년」을 기념하면서「한국혼혈인 외국공연」을 실시, 여기에서 생긴 수입을 한국혼혈인의 복지향상을 위한 기금으로 쓸 계획을 세우기도.
이밖에 한국 혼혈인과 젊은이들의 갈등과 사랑을 그린 영화 『잃어버린 세대들』의 제작을 꿈꾸는등 의욕이 대단하다.

<김창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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