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도 주민들 관광사 차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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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전체가 천연기념물(제170호)인 전남 신안군 흑산면 홍도 주민들이 관광회사를 만들었다.

24일 신안군에 따르면 지난 3월 홍도 주민 50가구가 자본금 45억원을 출자해 홍도유람선협업㈜을 설립, 운영 중이다. 가구당 1명씩 출자한 것을 감안하면 섬 전체 90가구 중 절반이 넘는 주민이 참여한 셈이다. 주주가 된 주민들은 1인당 2000만원에서 최고 1억원까지 투자했다.

종전 조합을 구성해 관광유람선을 운영해 왔던 사람들도 회사 설립에 동참했다. 95~99t급 유람선 8척을 운영하는 이 회사의 연간 매출 목표는 10억원. 주민 주주들은 홍도의 유적지 등 관광지 곳곳을 직접 소개하는 관광가이드도 맡았다.

관광철을 맞아 이달 초부터 본격 영업에 들어간 이 회사는 요즘 주말엔 800여 명, 평일엔 500여 명의 관광객이 몰려 하루 평균 250만원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주민들은 관광객 안전을 위해 유람선의 정원을 기존 300명에서 199명으로 줄였다. 정원을 줄여 남는 유람선 내부 공간은 관광객이 쉴 수 있는 휴게실 등 편의시설을 설치했다. 유람선 내부가 비좁아 관광객에게 해상관광의 재미를 주지 못했던 문제점도 자연히 해결됐다.

관광코스도 이전엔 1시간 동안 섬 한 바퀴만 돌았으나 이젠 육지의 숲과 바다가 어우러져 일몰이 장관인 홍도2구 등대~2구 마을(2시간 소요)관광 등으로 다양해졌다. 회사 측은 앞으로 유람선을 타고 바다를 도는 것보다 숲이 우거진 산책로를 걷는 등 땅과 연계한 코스도 개발, 감춰졌던 홍도의 새로운 모습을 관광객에게 보여줄 계획이다.

신안=서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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