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가 벼 병해충 잡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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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충남 논산시 가야곡면에서 벼농사를 짓는 신정열(52)씨는 농사일을 하러 갈 때 늘 디지털카메라를 지참한다.

모내기철을 맞은 요즘, 그는 못자리 판에 들러 벼 생육상태를 점검한 뒤 병든 징후가 발견되면 즉시 카메라에 담는다.

이어 집에 돌아 와 카메라에 저장된 사진을 컴퓨터로 옮긴 뒤 e-메일로 논산시농업기술센터 사이버식물병원(www.chungnam.rda.go.kr)에 보낸다.

그러면 병원측은 사진을 판독, 분석한 뒤 정확한 병명과 원인 등을 신씨에게 통보한다. 신씨는 이달 들어서만 서너차례 이런 방법으로 병해충을 치료했다. 신씨는 "바쁜 농사철에 병을 상담하기 위해 농업기술센터까지 직접 갈 필요가 없어 시간을 많이 절약한다"고 말했다.

논산시 농업기술센터가 운영 중인 사이버식물병원이 농민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센터측은 영농철에 농민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올해부터 병원을 본격 운영 중이다. 영농철인 요즘에는 하루 평균 상담 접수가 5~6건에 달한다.

상당수 농민들은 순전히 병원을 이용할 목적으로 디지털카메라와 폰카(카메라 기능이 있는 휴대전화)를 구입했다. 이와 함께 컴퓨터도 구입, 영농에 활용하고 있다.

센터 관계자는 "컴퓨터를 보유하고 있는 논산시내 2800여 농가 가운데 20%가 이같은 장비를 활용해 농사를 짓고 있다"고 말했다.

센터측은 이와 함께 2000만원을 들여 62인치 모니터 등을 설치, 농민들에게 각종 영농자료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상담을 위해 석.박사급 작목 지도사 36명도 배치했다.

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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