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각화 물막이, 수압에 붕괴될 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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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구대 암각화 보호를 위해 설치 중인 가변형 임시 물막이 조감도. 기술검증 단은 구조적 문제로 설치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사진 유기홍 의원실]

정부·울산시가 선사시대 유물인 반구대 암각화(국보 285호)의 보존을 위해 설치를 추진 중인 ‘가변형 임시 물막이’가 수압을 이기지 못하고 붕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유기홍 의원이 6일 문화재청 기술검증평가단 수리·수문분과로부터 제출받은 ‘가변형 임시 물막이 안전성 검토 보고서’에서다. 반구대 암각화에 설치될 구조물은 수압을 버티기 위해 요구되는 중량(16만5631KN·킬로뉴턴)보다 가벼워(2만8231KN) 미끄러지거나 물에 뜬 뒤 붕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기술검증평가단 조홍제 위원(울산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은 “구조물이 일정한 무게를 갖고 꽉 눌러서 수압을 견뎌야 하는데, 최초 설계 때부터 수공 구조물이 아닌 맨땅을 기준으로 접근하는 오류를 범했다” 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최악의 경우 물막이 구조물뿐 아니라 암벽의 붕괴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지금이라도 전면 재검토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구대 암각화 보존을 두고 울산시와 분쟁을 벌였던 변영섭 전 문화재청장은 “가변형 임시 물막이가 국보를 무너뜨릴 수도 있다고 판정된 만큼, 이제 문화재청 원안인 사연댐 수위조절안을 실행에 옮길 차례”라고 강조했다.

정재숙 문화전문기자, 이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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