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자 안보체제 구축 못하면 국수주의적 무력충돌 각오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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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러드 전 호주 총리는 포럼 기조연설에서 4일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전격 방한과 관련, “중국이 북·중 외교라인을 통해 역할을 한 것 같다”며 “중국은 한·중 관계 발전을 위해 북한도 신경 써야 한다는 걸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나친 이상주의는 경계하며 “강경한 안보를 유지하며 협상에 임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러드 전 총리는 미·중 관계에 대해서는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미국의 아시아 정책의 목표를 중국 정부 전복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중국 내부에 존재한다”며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다음달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양자 회담을 열어 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러드 전 총리는 또 "동북아의 복잡한 방정식을 풀기 위해 새로운 다자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종교·정치적으로 반목하던 동남아 국가들이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을 구축한 것을 예로 들며 “공동의 내러티브를 갖춘 다자간 안보체제를 구축 못한다면 국수주의적 무력 충돌을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전수진 기자

◆채텀하우스(Chatham House)=영국왕립국제문제연구소(RIIA)의 애칭. 연구소가 위치한 건물 이름에서 유래했다. 외교·안보 분야 세계 최정상급 싱크탱크로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싱크탱크 평가에서 전 세계를 통틀어 미 브루킹스연구소에 이어 3년째 2위, 미국 외 지역에선 6년째 1위를 기록했다. RIIA는 제1차 세계대전 종전 후 승전국인 영국이 또 다른 전쟁을 막기 위해 설립했다.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부터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 등이 이곳에서 연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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